[4‧7 보궐선거] ‘미투 선거’라더니 ‘젠더 실종’
[4‧7 보궐선거] ‘미투 선거’라더니 ‘젠더 실종’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04.05 09:57
  • 수정 2021-04-05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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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제출 5대 공약 뜯어보니
지지율 선두, 박영선‧오세훈 후보
성평등 키워드 없고, 개발 중심
박영선, 뒤늦게 여성부시장 등 공약
오세훈, '성평등' 질의에 답변 거부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홍수형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홍수형 기자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5대 공약에서 ‘성평등’이나 ‘젠더폭력’ 관련 용어는 찾아볼 수 없다. 전임시장의 성폭력 문제와 조직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으로 치르는 선거이지만 젠더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은 부동산 공약에 밀렸다. 지난달 29·30일 진행된 TV토론에서도 성평등 이슈나 성폭력 방지 대책은 정쟁으로 소비될 뿐, 심도깊은 공약 대결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지난 1일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박영선 “경력단절 ‘후 지원’에서 ‘예방’으로 전환”

박 후보는 선관위에 △도시 공간과 경제 대전환 △주거와 일자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전환 △기후와 환경, 교통 대전환 △돌봄과 교육, 의료와 복지 대전환 △문화예술과 생활안전 대전환 등을 5대 공약으로 신고했다.

이 가운데 여성 관련 정책은 ‘주거와 일자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전환’이라는 공약에 포함돼 있다. 직접적으로 여성을 언급한 공약은 △여성 ‘경력단절 후 지원’에서 ‘경력단절 예방’으로 전환 △여성 부시장제 도입 △여성을 위한 AI+IoT 안심 Zone 구축, 스마트 안심호출기 지급 확대 △1인, 2인 가구 맞춤형 주택 및 30대 여성안심 주택 공급확대 등 4개다. 이외에 공보물에도 여성 관련해 다른 공약은 언급하고 있지 않다.

박 후보는 ‘문화예술과 생활안전 대전환’ 공약을 제시하며 “재난과 위기에 강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생활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공약으로는 △체육계 학교폭력 예방교육 강화와 폭력문화 근절 △도시데이터 AI 플랫폼 구축으로 시민 안전관리 통합관리체계 확충 △모바일 정보를 활용한 자살위험군 파악 및 복지서비스 전달 등을 제시했으나, 성폭력‧가정폭력 등 젠더폭력 관련 공약은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시청 조직의 성차별적 문화와 관행, 성인지 관점이 담긴 조직체계 및 운영방식에 대한 개선 방안도 보이지 않는다. 

박 후보는 지난 2일 여성정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성평등한 서울'을 위해 서울시청과 산하 공공기관의 조직 문화를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성평등과 돌봄 영역 확충을 주도할 여성부시장 임명도 약속했다. 

이민주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박 후보의 여성정책에 대해 "보궐선거가 초래된 원인을 상기하며 조직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다"면서도 "조직 구조를 되짚어보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여성 공약 발표가 뒤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선거 발생 원인을 성찰하며 선거운동 초반에 성평등과 성인지 관점의 조직문화 개선에 방점을 맞춘 여성정책을 발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의 첫 주말인 2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 숲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지난 3월 27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 숲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오세훈 “1인가구 안심특별대책본부 설치”

오 후보가 선관위에 신고한 5대 공약은 △스피드 주택공급 △스피드 교통 △균형발전 서울 △1인가구 안심특별대책본부 설치 △청춘이 밥 먹여준다! 등이다.

여성 관련 공약은 5대 공약 중 ‘1인가구 안심특별대책본부 설치’에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여성을 직접 언급한 공약은 △안전(20대-40대 여성): 경비원·CC(폐쇄회로)TV·안전장치 확대, 전담경찰제 도입이다. CC폐쇄회로TV 확대 설치, 잠금장치 및 긴급벨 등 추가 설치로 1년 간20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추가로 공보물에서 ‘여성 행복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비대면 탄력근무 지원 △경단녀 일자리 찾기 프로그램 강화 △생애주기별 여성건강 지원, 심리상담 지원을 제시했다. 

오 후보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폭력, 성차별 없는 서울을 만들기’를 위한 공약우로 △권력형 성범죄 전담기구 설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서울형 성폭력 예방교육 전직원 이수 등을 내놨다.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서는 비대면 탄력근무를 활성화하는 기업에 세제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40여개 청년시민단체들로 구성된 '2021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응을 위한청년활동가 네트워크'(이하 청활넷)는 각 후보들에게 △불평등 △성평등 △기후위기 △청년참여 관련 공개 정책질의를 발송, 각 후보로부터 받은 답변을 공개했다. '성평등 실현' 관련 질의로는 ‘인권헌장 또는 차별금지조례 제정’, ‘여성 안전 관련 정책’, ‘20대 여성 자살 사망자 증가’, ‘여성 청소년/청년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군 중 유일하게 답변을 거부했다. 오 후보 캠프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SNS에 청활넷의 '성평등 실현' 관련 질의를 문제 삼으며 답변 거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성평등이라고 어설프게 엮었지만 저 질문들은 여성을 따로 떼어 물어볼 질문들이 아니다"라며 "이름은 '성평등'이라고 달아놓고 통계와도 맞지 않는 답변들을 유도하는게 시대착오적 페미니즘"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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