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체 MSCHF와 래퍼 릴 나스 엑스
나이키 운동화 개조해 판매 계획에
나이키 “상표권 침해” 소송 제기

사람의 피를 담은 나이키 신발  ⓒ미스치프(MSCHF)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가 사람의 피를 담은 나이키 신발을 판매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미스치프(MSCHF)

미국의 한 래퍼가 실제 사람의 혈액을 넣은 나이키 운동화를 판매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나이키 측은 “우리와는 무관”하다며 고소한 상황이다. 

미국 NBC 뉴스와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미국 래퍼인 릴 나스 엑스(Lil Nas X·21)가 나이키 '에어 맥스 97'에 사람 피 한 방울을 넣어 만든 '사탄 운동화(Satan Shoes)'를 한정 발매한다고 밝혔다고 2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이키의 스테디셀러 모델인 ‘에어맥스 97’을 개조한 것으로 진짜 사람의 피 한 방울씩과 잉크 60cc를 밑창에 담아 밀봉했다. 신발 상자에는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라는 성경 구절이 적혀있다.

이 운동화는 릴 나스 엑스와 뉴욕에 기반을 둔 예술단체 MSCHF가 공동 제작한 것으로, 29일부터 666켤레 한정판으로 1018달러(약 115만원)에 판매된다. 

MSCHF는 뉴욕 브루클린에 기반을 둔 예술가·디자이너 단체로, 파격적인 디자인이나 상품을 선보여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운동화에 담긴 혈액은 MSCHF 직원 6명이 기증했다. MSCHF 대변인은 "우리는 예술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나이키는 MSCHF에 소송을 제기하고 "주문 이행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미스치프(MSCHF)
나이키는 MSCHF에 소송을 제기하고 "주문 이행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미스치프(MSCHF)

MSCHF는 앞서 2019년에도 나이키 ‘에어맥스 97’을 개조해 성수를 담아 ‘예수 운동화’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당시 운동화는 약 20켤레 한정판으로 3000달러라는 고가에 출고됐으나 단 몇 분 만에 매진됐다.

나이키 측은 같은 날 공식 성명을 내고 "우리는 릴 나스 엑스나 MSCHF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나이키는 이 신발을 디자인하거나 출시하지 않았으며 이 신발을 보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MSCHF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뉴욕 연방 법원에 해당 운동화 주문 이행 중단과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릴 나스 엑스는 소송에서 피고로 지명되지 않았다.

사탄 운동화 소식이 전해지자 유명 정치인과 종교계 인사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불만을 표출했다.

릴 나스가 29일 유튜브에 올린 '사과' 영상은 그가 최근 발매한 싱글 '몬테로'의 뮤직비디오로 이어진다. ⓒ릴 나스 유튜브 영상 캡처
릴 나스 엑스가 29일 유튜브에 올린 '사과 영상'은 그가 최근 발매한 싱글 '몬테로'의 뮤직비디오로 이어진다. ⓒ릴 나스 유튜브 영상 캡처

비난이 이어지자 릴 나스 엑스는 29일 유튜브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해당 영상은 릴 나스 엑스가 "모두가 이 신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알고 있다. 여기에 대해 내가 할 말은"이라고 말하는 순간 자신이 최근 발매한 싱글 ‘몬테로(Montero)’ 뮤직비디오의 랩 댄스 장면으로 이어졌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릴 나스 엑스가 에덴동산의 유혹으로 지옥에 떨어진 후 악마의 무릎 위에서 춤추는 장면이 포함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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