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단체, 27일 시청광장서 기자회견
3월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앞두고
고 변희수 하사 등 추모..."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트랜스젠더는 당신 곁에 있다'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신문

서울시청 광장에 형형색색 우산들이 떴다. 비 내리는 날 성소수자 단체들이 광장에 모였다. 트랜스젠더 군인 고 변희수 전 육군 하사를 추모하고 성소수자가 우리사회 곳곳에 존재함을 강조했다.

30여 개 성소수자단체, 인권단체 연대체인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7일 시청 앞 광장에서 '트렌스젠더는 당신 곁에 있다'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3월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앞두고 연 기자회견이다. 이들은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연한 파랑색, 분홍색, 흰색의 우산을 들고 섰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지난해 11월 변 하사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저희도 세금 내는 자랑스러운 한 국가의 국민인데, 왜 이렇게 숨어서 살아야 할까요'라고 말했다.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세상 앞에 나섰던 변 하사는 자신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군에서 쫓겨났다. 우리 사회가 트랜스젠더에게 강요하고 있는 잔인한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 학교, 회사, 대중교통, 식당, 길거리, 그리고 당신의 옆, 어디에나 트랜스젠더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변 하사와 우리 곁을 함께 살았던 또 다른 트랜스젠더들을 기억하며, 오늘 우리는 우산을 든다. 하늘색, 흰색, 분홍색 우산을 들고 비처럼 내리는 혐오와 차별을 함께 헤쳐나가기로 결심한다"고 전했다.

빌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는 "2020년은 한국 트랜스젠더 가시화에 있어서 한 획을 그은 한 해였다. 군대와 대학, 정치권 등 여러 공간에서 당사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사회에 들려줬고, 그동안 가부장제의 성별이분법적 문법을 옹호하고 답습하던 공간에서도 트랜스젠더들이 있다는 공연한 사실을 커밍아웃을 통해 입증했다. 이는 우리의 용기가 됐다"고 발언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지몽스님은 "정부와 국회는 차별금지법을 즉각 제정하라.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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