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의 무차별 진압으로 최소 261명 사망...아이들마저
미얀마 안팎에서 규탄 시위 이어져

미얀마에서 어린이 희생자가 잇따라 발생하며 안타까움과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군부 쿠데타 반대 촛불집회 당시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미얀마에서 어린이 희생자가 잇따라 발생하며 안타까움과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미얀마 양곤에서 열린 군부 쿠데타 반대 촛불집회 당시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미얀마에서 23일(이하 현지 시간) 7살 소녀가 군부의 총격으로 숨졌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14세 소년이, 20일도 15세 소년이 총격에 사망하는 등 미얀마 군부의 진압으로 어린이들까지 잇달아 목숨을 잃으면서 안타까움과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3일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 외곽의 찬미아타지라는 마을에서 7세 소녀 킨 마요 칫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보안군이 발포할 당시 해당 소녀는 집 안에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현지 주민들은 이 지역에 시위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군인이 급습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슬퍼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오히려 시위대에 책임을 전가했다. 군정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군경 중에서도 희생자가 9명 나왔다면서 “테러리스트와 무장한 사람들을 막기 위한 경찰의 진압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을 평화 시위대라 부를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또 군경의 시위 진압으로 총 164명이 숨졌다고 밝히며 유감을 표했는데, 이는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전날 확인된 사망자가 최소 261명이라고 밝힌 것과 큰 차이가 있다.

미얀마 군경은 비무장 민간인을 상대로 한 유혈 탄압을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경고와 호소를 무시하고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 등이 군부 관리들의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조치 등 제재를 확대하고 있으나 미얀마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21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미얀마인 300여명이 모여 미얀마 민주주의 염원과 군부 저항 시위를 열었다. ⓒ트위터 @wyutyihtay 게시물 캡처
21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미얀마인 300여 명이 모여 미얀마 민주주의 염원과 군부 저항 시위를 열었다. ⓒ트위터 @wyutyihtay 게시물 캡처

한편 연일 계속되는 군경의 총격에도 미얀마 국민들은 쿠데타 규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20일과 21일 새벽에 걸쳐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부터 카친주 작은 마을까지 약 20곳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또 대학생 수백 명이 오전 4시에 일어나 동이 트기 전인 5시 30분까지 군경의 진압을 피해 시위를 벌이는 등 전국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서도 20일 미얀마인 300여 명이 모여 쿠데타 반대 연대 집회에 나섰고, 같은 날 대만 타이베이의 자유광장에서도 미얀마인 수백 명이 모여 쿠데타를 규탄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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