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 등 미국 내 아시아계 차별 비판
영 김 의원 “당파 떠나 함께 증오에 맞서야”
미셸 박 스틸 의원 “나도 인종차별 공격 많이 받아...이젠 바꿔야”

영 김(왼쪽) 의원과 미셸 박 스틸 의원. ⓒCNN 웹사이트 캡처
영 김(왼쪽) 의원과 미셸 박 스틸 의원. ⓒCNN 웹사이트 캡처

지난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연쇄 총격 사건으로 한인 4명을 포함한 8명이 사망하면서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범죄에 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계 여성 하원의원들이 철저한 수사와 함께 자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계인 영 김(58)·미셸 박 스틸(48)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은 21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함께 출연해 정치권 일각에서 통용된 반아시아적 수사를 비롯해 인종차별적 언행에 자성을 요구했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지난해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 ‘쿵 플루(Kung flu, 쿵푸+독감을 합친 단어로 중국을 비하하는 차별적 표현)’ 등으로 일컬어 논란이 된 바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러한 아시아 비하적 수사는 “매우 몰이해한 발언”이라며 “모든 증오 발언과 공격을 불러일으키고, 특히 현재 직면한 전염병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리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비하하는 행위는 완전히 잘못됐고 무감각하다”고 비판했다. 또 “지도자들의 말에는 결과가 따른다. 사람들이 진심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지도자들은 자신의 말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증오에 맞서 싸우는 것은 당파적인 문제가 아니다. 어떤 공동체에 대한 폭력이든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지난 18일 아시아계 차별과 증오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국회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영 김 의원과 미셸 박 스틸 의원.  ⓒCNN 웹사이트 영상 캡처
지난 18일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 국회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영 김 의원과 미셸 박 스틸 의원. ⓒCNN 웹사이트 영상 캡처

김 의원과 함께 출연한 스틸 의원은 자신을 가리켜 '마오'(중국 초대 국가주석인 마오쩌둥)라고 부르거나 ‘개고기를 먹는다’고 비난하는 등 인종차별적인 공격을 자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스틸 의원은 지난달 24일 케이티 포터(민주당·캘리포니아) 의원과 함께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 섬 주민들에 대한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초당적 결의안(resolution condemning hate crimes committed against Asian-American and Pacific Islanders)을 공동으로 발의했다.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비판과 차별의 표적이 되는 이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과 스틸 의원은 민주당의 매릴린 스트릭랜드 의원과 함께 올해 1월 최초로 국회에 입성한 한국계 공화당원이다. 이들은 지난 18일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아시아계를 겨냥한 차별과 폭력 근절을 촉구한 바 있다.

아시아계 이민자를 위한 이익단체인 ‘아시아·태평양계 증오를 멈추라(Stop AAPI Hate)’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인종적 증오범죄는 3795건 보고됐다. 해당 단체는 이를 “심각한 증가”라고 규정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