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래포럼, 18일 온라인 포럼
사회학 석학 김문조 명예교수 강연
‘코로나19, 사회적 여파와 후폭풍’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여성신문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여성신문

(사)미래포럼(이사장 이혜경)은 3월 18일 ‘코로나19, 사회적 여파와 후폭풍’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에서 열렸다. 강연자로 나선 한국 사회학계의 석학 김문조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날 코로나 19의 사회적 충격에 대해 명시적 여파를 분석하고 사회적 후폭풍에 대해 전망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회적 동향을 △활동을 금하는 ‘정지’ △접촉을 피하는 ‘회피’ △흩어져 살자는 ‘분산’ △전모를 밝히자는 ‘공개’ 등 4가지 명제로 축약했다. 김 교수는 “이 4가지 명제들은 가급적 다니지 말고 만나지 않으며 모이지 말고 감추지 않아야 감염 위험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한 것으로 그러한 시대적 정명(mandates)에 따라 인류 사회는 초유의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현대적 일상을 결정짓는 속성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회적 이변(social anomaly)을 초래한 돌발 요인으로 짚었다. 즉,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역동성(Dynamism)‧교류성(Interaction)‧연결성(Networking)‧자율성(Autonomy)이라는 기존의 현대사회가 흐르는 방향과는 역행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포스트 코로나 사회를 특징짓는 속성으로는 △정체(Stagnant) △비대면(Untact) △홀로(Solo) △감시(Surveillance) 등 4가지로 전망했다. 여기에 예기치 못한 부대 현상으로 생활 현장에서 인간이 사라지는 ‘무인 사회(un(wo)manned society)’를 함께 제시했다. 

포스트 코로나 사회의 특성을 보여주는 이 5가지 현상은 새로운 사회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역동적 성장발전을 저해하고, 비대면은 소통의 질을 떨어뜨리며 독존은 공동체적 결속을 약화시킨다. 고도 감시체계는 개인의 자율성을 훼손한다. 

ⓒ미래포럼
미래포럼은 18일 ‘코로나19, 사회적 여파와 후폭풍’을 주제로 온라인 포럼을 열었다. 김문조 명예교수는 이날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사회 변화와 과제에 대해 강연했다. ⓒ미래포럼

이미 무인화는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키오스크(kiosk·무인단말기)가 대표적이다. 식당이나 카페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판매 직원과 대면하지 않고 고객이 스스로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하도록 한다. 직원을 아예 두지 않는 무인점포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낯선 용어와 어려운 조작방식, 심리적 부담으로 고령층 등 정보취약계층은 디지털화와 무인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키오스크 사용관찰 조사’를 보면, 버스터미널 키오스크 이용 과정에서 70살 이상 5명 중 3명이 표를 구입하지 못했다.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 이용에서는 70살 이상 5명 모두 주문을 끝내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예상보다 빠르게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회에 누구도 도태되지 않도록 안전망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일으킨 이같은 도전 과제에 대한 응전으로 거론되는 것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ceformation‧DX)’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0년 이후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DX3.0’으로 명명하며, “디지털 전환으로 정체된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면사회의 한계를 ‘접속’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디지털 전환이 촉진될수록 무인화라는 ‘후폭풍’은 강화돼 “어디를 가든 인적을 찾기 힘든 부재((wo)man-free) 현상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인간 부재 상황은 “인간 가치의 하락이라는 휴먼 디플레이션(human deflation)” 문제로 이어진다. DX3.0 시대에는 어떤 사람이 사회적으로 우대받고 홀대받는지, 그 기준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디지털화로 인해 벌어지는 격차는 이전과는 달리 회복할 수 없는 격차로 벌어져 ‘인공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며 “기존의 유능과 무능이라는 양적 차이를 넘어 전능과 불능의 시대로 변화하며 잔인한 사회적 불평등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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