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빌라 옥상에서 먹고 자고…“‘청소년부모’ 범주 넓히고 복지 통합해야”
길거리·빌라 옥상에서 먹고 자고…“‘청소년부모’ 범주 넓히고 복지 통합해야”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03.29 00:00
  • 수정 2021-03-28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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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신생아 100명 중 4~5명꼴로
만 24세 이하 청소년부모 아이 태어나
해외에서는…뉴질랜드, 청소년부모급여 지급

“너무 미안할 거 같아서 그냥 낳자 이렇게 합의를 본 거예요. 내가 그 아이 입장이라면 얼마나 섭섭할까 어둡고 캄캄한 상태에서 그렇게 사라진다면 벌레도 아니고 사람인데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미안해서.”

 

“길바닥까지 간 거예요. 건물 들어가서 빌라 옥상에 가서 자기도 하고”

 

“엄청 무시했어요. 청소년이라고. 한 분이 상담하고 두 명이서 쑥덕쑥덕하고. 그런 게 상처더라구요. 애기까지 욕하는 것처럼 들리니까 그게 기분이 나쁘고…”

 

-양육위기의 청소년부모 지원 사업 '100일 동행 프로젝트 효과에 관한 연구' 청소년부부 심층면접 발췌-

영화 '제니, 주노' 장면 중 일부.
청소년의 임신을 그린 영화 '제니, 주노' 장면 중 캡처.

청소년부모 인터뷰에서 아기 엄마·아빠 총 7명은 어렵게 출산을 결심했다. 임신 기간 중 겪은 심리사회적 어려움으로는 차별을 꼽았다. 청소년부모는 병원과 보건소에서 차별을 겪고 직장에서 해고됐다고 밝혔다. 저학력으로 무시당하거나 검진과 치료기회 부족도 체감했다.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청소년부모를 지원하는 법적 근거가 올해 처음 만들어진 가운데 지원 대상이나 정책이 촘촘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청소년부모 범주에 청소년한부모, 사실혼이 아닌 동거부부, 법률혼까지 복지 지원을 받는 대상자를 통합하고, 흩어져 있는 가정밖청소년 자립 지원·청소년한부모 지원 정책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매년 신생아 100명 중 4~5명꼴로 청소년을 부모로 둔 아이 태어나

청소년부모는 청소년복지 지원법상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모두 청소년(24세 미만)인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실이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태어난 신생아 30만 2676명 가운데 만 24세 이하 청소년(청소년기본법) 여성이 낳은 신생아의 수는 1만 2409명(4.1%)이다. 2018년에는 전체 32만 6822명 중 1만 4613명(4.5%)이었다. 매년 100명 중 4~5명꼴로 청소년을 부모로 둔 아이가 태어난 셈이다. 

이들은 함께 양육한다는 이유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한부모가족지원법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부양의무자는 부모-자녀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되려면 부양의무자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돼야 한다. 청소년 부모가 기초수급자로 선정되려면 원가정에게 알려야한다. 그러나 청소년부모의 대부분이 원가정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뉴질랜드, 청소년부모급여 지급

반면 해외에서는 자녀 양육을 하는 청소년부모의 지원이 적극적이었다. 미국은 10대 자녀 양육 부모를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지원기금에 관한 연방 법률을 제정했다. 영국은 가족 간호사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 산모를 지원하고 필요한 사회서비스로 연계했다. 뉴질랜드는 청소년 부모에게 ‘청소년부모급여’를 지급했다. 아일랜드에서는 지역 내 서비스 기관, 학교, 비정부 기구와 긴밀히 협력해 10대 미혼부모를 지원했다.

지난 2월 청소년복지지원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청소년 부모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처음으로 마련됐다. 다만 청소년부모를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모두 청소년인 사람’으로 한정해 지원 대상과 정책이 통합적이지 못했다.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 관계자는 “개정안에 따르면 부와 모가 있어야 청소년부모라 명시돼 있다”라며 “청소년한부모 정책은 따로 있는 상황”고 설명했다.

“청소년부모 범주 넓히고, 지원 정책 합쳐야”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사례관리팀장은 “통합해야 하는 것은 우선적으로 ‘청소년부모’ 대상에 청소년부모는 물론 청소년미혼부·모, 사실혼이 아닌 동거부부, 법률혼, 그들의 아기까지 넣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책도 현재 청소년한부모 지원, 가정밖청소년 자립 지원 등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어 당사자들도 어디에서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 모른다”며 “그렇기 때문에 복지 정책도 한 창구에서 일원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 조례도 전국적으로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 팀장은 “현재 서울시에서도 청소년부모지원조례가 발의까지 됐고 경기도에서는 지난달 26일 청소년부모지원을 위한 조례가 만들어져서 법적근거가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도 “이제야 만들어졌기 때문에 바로 현장에서 체감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조례가 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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