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무장 경찰 병력 앞에 무릎 꿇은 미얀마 수녀 사진 관련 발언
"민주주의의 길이 쿠데타로 인해 무자비하게 짓밟혔다"

미얀마 무릎 꿇은 수녀 ⓒAP/뉴시스·여성신문
지난달 28일 무장 경찰 병력 앞에서 무릎 꿇고 폭력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는 가톨릭 수녀 앤 로사 누 따웅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AP/뉴시스·여성신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대에 대한 폭력을 종식할 것을 다시 한번 강하게 촉구했다.

바티칸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17일(현지시간) 수요 일반 알현 끝에 한 달 넘게 지속하는 미얀마 사태를 언급하며 "많은 사람, 특히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교황은 이어 "나 역시 미얀마 거리에 무릎을 꿇고 폭력을 멈춰달라고 호소한다"며 “폭력을 멈추라! 나도 팔을 뻗어 이렇게 말한다: 대화로 해결하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28일 미얀마의 가톨릭 수녀 앤 로사 누 따웅(45)이 시위대 진압에 나선 무장 경찰 병력 앞에서 무릎 꿇고 폭력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SNS와 언론을 통해 퍼지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교황이 해당 수녀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그 사진을 접하고서 관련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바티칸뉴스는 보도했다.

앞서 교황은 지난달 7일 정오 주일 삼종기도에서 미얀마군 지도자들을 향해 “공동선에 봉사하고 사회 정의와 국가 안정을 증진하려는 진지한 의지를 보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튿날 교황청 대사에게 보내는 세계 연설에서는 미얀마 국민에 연대를 표하며 “민주주의의 길이 쿠데타로 인해 무자비하게 짓밟혔다”고 탄식했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지 고문이 압도적 승리로 당선된 지난해 11월 선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다. 수지 고문은 자택 구금당했고 수백명의 지도자가 체포됐다. 미얀마 군경의 무력 진압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는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와 시민 불복종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범수용자지원협회에 따르면 현재 180명 이상의 시위대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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