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20대 여성 자살 늘고
일자리 잃고 채용 성차별 겪는데
청년여성 대상 공약 보이지 않아

기사와 무관한 사진. ⓒ픽사베이
기사와 무관한 사진. ⓒ픽사베이

코로나19는 20대 청년 여성에게 더욱 가혹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성들이 일자리에서 밀리고 자살률은 느는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청년 여성에 대한 공약은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서비스업종에 집중된 20대 여성들의 고용한파가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3월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2020년 2월 20대 여성 고용률은 1.7%p 낮아져 전체 20대 고용률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이 경제 상황에 따라 쉽게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취약한 일자리에 다수 종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7일 ‘경제 위기와 여성 노동자’ 이슈페이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여성 취업자가 많은 상위 5개 산업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제조업 △교육 서비스업으로 5개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취업자는 전체 여성 취업자 중 63.2%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여성 집중 5개 상위 산업의 노동자 감소는 여성 임시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미 존재했던 성불평등한 임금체계에 코로나19는 여성에게 이중 위협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5일 ‘성평등 노동 없이 포스트 코로나는 없다’ 토론회에서 김지윤 녹생당 정책팀장은 “재난은 여성에게 이중의 위협”이라며 “보건의료 시스템, 노동 시장, 돌봄 부당, 가족 내 위치 등에서 여성은 이미 불평등하다”고 밝혔다. 페미니즘당 창당모임도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로 장기화된 재난 시국은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젠더화되고 계급화된 사회 실태를 적나라하게 까발렸다”며 “2020년 초 고용한파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비정규직과 서비스업에 가장 많이 분포한 20대 여성”이라고 밝혔다.

고용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서 청년 여성 3명 중 1명이 지난 1년간 자살 충동을 느꼈다. 지난해 10~11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만 19~34세 청년 657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청년의 생애과정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과 미래 전망 연구’에 따르면 여성 32.8%가 지난 1년간 한 번이라도 자살 충동을 느낀 것으로 나왔다. 또한 여성의 45.7%는 우울감, 무력감, 절망감을 자주 느낀다고 응답했다. 여성의 12.7%는 자살 충동이 늘었다고 답했다.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응답은 남녀 모두 절반 이상으로 높았으나 여성이 56.6%로 52.0%인 남성에 비해 다소 높았다.

실제 20대 여성 자살률은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 여성 자살시도자는 8103명에서 9355명으로 15%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2951명에서 4213명으로 43% 증가해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였다.

여성 자살의 원인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대량실업이 지목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워싱턴포스트(WP)와 CNN은 일본과 한국 여성의 극단적 선택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보도하며 주요 원인으로 코로나19 장기화를 지목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과 자살률 간 인과관계를 규명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다만 CNN은 극단적 선택 증가의 원인에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대량실업 등이 지목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비정규직 여성 종사자 비중이 높은 업종이 휴직, 정리해고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여성에게 타격이 컸다고 밝혔다.

젊은 여성들이 일자리에서 밀리고 자살률이 늘고 있지만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약에서 청년 여성은 없었다. 지금까지 발표한 세 후보의 공약을 종합해서 살펴보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여성폭력 피해 예방과 지원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여성 1인 가구 안전을,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스토킹·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핵심 공약으로 외쳤다. 그러나 세 후보 모두 여성 공약에서 20대 여성 일자리 창출이나 계속해서 늘어나는 자살률에 대한 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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