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파우스트’부터 재기발랄 팝아트까지...주말에 보러가요
첫 ‘여성 파우스트’부터 재기발랄 팝아트까지...주말에 보러가요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1.03.16 16:02
  • 수정 2021-03-19 1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봄 주목할 만한 공연·전시 7선

코로나19가 앗아갔던 공연, 전시들이 돌아왔다. 여성 예술가들의 활약이 빛나는 작품, 재기발랄한 팝아트의 거장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봄처럼 생동감 넘치는 무대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봄과 함께 찾아온, 주목할 만한 공연·전시를 소개한다.

국립극단 ‘파우스트 엔딩’

국립극단 ‘파우스트 엔딩’ ⓒ국립극단
국립극단 ‘파우스트 엔딩’ ⓒ국립극단

지금 연극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작품은 국립극단의 ‘파우스트 엔딩’이다. 공포와 혼란이 가득한 시대, 학문의 무용함에 환멸을 느낀 대학자 파우스트(김성녀) 앞에 악마 메피스토(박완규)가 나타난다. 둘은 영혼을 건 내기를 한다. 열정을 되찾은 파우스트는 세상을 돌아다니다 젊은 여성 그레첸을 만나 가족이 되려 하나, 악마의 계략에 휘말려 뜻을 이루지 못하고 폭력과 죽음이 가득한 폐허를 마주하게 된다. 파우스트는 신의 구원을 거절하고 죄를 짊어진 채 지옥으로 향한다.

괴테의 원작과 달리 한국 최초의 ‘여성 파우스트’가 등장한다. 엔딩을 제외하면 원작과 비슷한 내용이나, 주인공의 젠더가 바뀐 것만으로도 신선하다. 배우 김성녀와 박완규의 카리스마는 물론, 기묘하고 광기 서린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하게 된다. 섬뜩한 들개·호문쿨루스 퍼펫, 긴장감 더하는 음향도 인상적이다. 3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서울시립미술관, 이불작가 개인전 ‘이불-시작’

이불, 퍼포먼스 사진, 1989. 종이에 사진 인쇄 42점, 각 42 x 29.7 cm; 29.7 x 42 cm. 사진: 마사토 나카무라. ⓒ이불
이불, 퍼포먼스 사진, 1989. 종이에 사진 인쇄 42점, 각 42 x 29.7 cm; 29.7 x 42 cm. 사진: 마사토 나카무라. ⓒ이불

도발적이고 전복적인 예술로 1980~90년대 한국 현대미술계를 풍미했던 이불 작가의 회고전이 개막했다. 여성에 대한 통념을 깨는 다양한 퍼포먼스와 설치 작품을 선보여 이름을 떨친 작가다.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의 초창기 조형물과 퍼포먼스, 미공개 드로잉 등 작품과 자세한 관련 기록 자료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여성의 알몸을 천에 인쇄해 ‘아가씨, 간나이, 겨집애, 처녀, 할망’ 등 여성을 뜻하는 단어 수십 개를 재봉틀로 몸 곳곳에 박아 만든 누비이불, 인간의 내장이나 촉수 같은 게 달린 의상을 뒤집어쓰고 기묘한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는 퍼포먼스 등이 인상적이다. 전시장 로비엔 1996년작 ‘히드라’를 재제작한 작품을 설치했다. 여신, 왕비, 무속인, 레슬러 등 다양한 여성적 이미지가 인쇄된 거대 풍선 구조물로, 관객이 펌프질해 일으켜 세울 수 있다. 5월1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국립현대무용단 ‘빨래’

국립현대무용단 ‘빨래’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 ‘빨래’ ⓒ국립현대무용단

지난해 관객을 만나지 못했던 국립현대무용단도 대면 공연을 재개했다. 올해는 예년(6~7편)보다 많은 작품 8편을 선보일 계획이다. 첫 공연은 19일 개막하는 ‘빨래’다. 한여름 밤, 더위에 잠 못 이루는 여성들이 함께 모여 빨래를 한다. 천대받던 가사노동을 성스러운 정화의 의식, 여성들 간 연대의 차원에서 조명하고 표현한 작품이다.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의 대표 안무작이다. 1993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개관기념 초연 후 약 20년 만에 돌아왔다. 더 깊어진 안무가의 철학과 실력 있는 여성 무용수 6인(구은혜·박유라·박인선·이소영·정서윤·홍지현)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다. 3월2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뮤지컬 ‘위키드’

뮤지컬 ‘위키드’ 중 ‘단 하루’를 부르는 옥주현·정선아(2021년 프로덕션). ⓒ클립서비스
뮤지컬 ‘위키드’ 중 ‘단 하루’를 부르는 옥주현·정선아(2021년 프로덕션). ⓒ클립서비스

인기 뮤지컬 ‘위키드’가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5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에 팬덤을 거느린 작품이다.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사악한 초록 마녀와 선한 마녀가 사실 친구였다는 발상에서 시작해 두 여성의 우정과 성장, 사회 풍자 등을 담았다. 대표 넘버인 ‘Defying Gravity’와 ‘Popular’는 공연을 보지 않은 이들도 알 정도로 유명하다. 엘파바 역의 옥주현과 글린다 역의 정선아는 물론, 차세대 뮤지컬 스타로 떠오른 손승연, 나하나 등 여성 주연들의 호흡과 카리스마가 볼거리다. 서울 공연은 5월2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부산 공연은 5월 20일부터 6월 27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

VSF갤러리, 지나 비버스 개인전

왼쪽부터 지나 비버스의 Liz Phair ‘Parasite’ Lips(2020), Korean Krispy Buttermilk Chicken Encased in Siracha Rice Krispy Coating with Red Jalapeno(2020) ⓒVSF갤러리
왼쪽부터 지나 비버스의 Liz Phair ‘Parasite’ Lips(2020), Korean Krispy Buttermilk Chicken Encased in Siracha Rice Krispy Coating with Red Jalapeno(2020) ⓒVSF갤러리

미국 작가 지나 비버스의 첫 아시아 개인전이 열렸다. 자아 전시의 수단이 된 SNS, ‘푸드 포르노(음식 사진이나 ‘먹방’이 인기를 끄는 현상)’ 유행, 물질주의 등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다뤘다. 한국식 치킨, 길거리 토스트, 영화 ‘기생충’ 속 장면 등을 캔버스에 옮긴 작품도 눈에 띈다. 작가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에서 찾은 화장법 영상, 연예인과 음식 사진 등을 재료로 삼는다. 촉각적이고 사실적인 그림을 제작하기 위해 아크릴 물감을 겹겹이 발라 작업한다. 앞서 2019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PS1에서 같은 전시를 열어 “인터넷 공간, 일상의 정치를 예리하게 포착했다”는 평을 받았다. 3월20일까지 VSF갤러리.

더현대서울 알트원, ‘앤디 워홀: 비기닝 서울’전

더현대서울 알트원, ‘앤디 워홀: 비기닝 서울’ 전시장 입구에서는 ‘마릴린 먼로 연작’을 볼 수 있다. 전시장 곳곳에는 화려한 포토존도 마련됐다. ⓒ여성신문
더현대서울 알트원, ‘앤디 워홀: 비기닝 서울’ 전시장 입구에서는 ‘마릴린 먼로 연작’을 볼 수 있다. 전시장 곳곳에는 화려한 포토존도 마련됐다. ⓒ여성신문

팝 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대규모 회고전 ‘앤디 워홀: 비기닝 서울(ANDY WARHOL : BEGINNING SEOUL)’전이 개막했다. 현대백화점의 새 점포 여의도 ‘더현대 서울’ 개관전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주요 미술관 투어를 마치고 국내에서 처음 여는 대규모 투어 전시다. 워홀의 대표작 ‘마릴린 먼로’, ‘꽃’, ‘캠벨수프 통조림’ 연작 등 판화 작품은 물론, 바나나 그림으로 유명한 ‘더 벨벳언더그라운드 앤 니코’ 앨범 커버, 정물화, 초상화, 쉽게 볼 수 없었던 드로잉 작품 등 153점을 공개한다. 워홀의 다양한 관심사를 보여주는 개인 소장품도 감상할 수 있다. 그룹 ‘엑소’ 멤버 카이가 오디오 작품 해설 가이드를 녹음했고, 곳곳에 화려한 포토존도 마련돼 젊은 관객들의 발길을 끈다. 6월27일까지 여의도 ‘더현대 서울’ 알트원.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필립 콜버트 개인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필립 콜버트 개인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필립 콜버트 개인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차세대 앤디 워홀’로 불리는 영국 팝 아트 작가 필립 콜버트의 첫 국내 전시가 열렸다. 회화, 설치, 미디어 아트 등 총 70여 점과 30여 점의 신작을 공개한다. 작가가 존경하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 작가의 대표작 3점, 백남준의 작품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콜버트의 헌정 작품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동시대 최고의 팝 아티스트와 현대미술 1세대 작가가 조우하는 순간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항하며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 작가의 또 다른 예술적 자아이자 창작 세계 속 주인공인 대형 조형작품 ‘랍스터’도 인상적이다. 4월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 전관.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