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수치심 줄 수 있는 사진
직원 21명에게 사내 메일로 수차례 전송
피해자 “성적 수치심·두려움 느껴”
사측 “사실관계 확인중”

SK그룹 계열 A사 노조위원장이 성희롱 사진과 문구 등이 포함된 이메일을 여러 차례 보낸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제보에 첨부된 이미지

SK그룹 계열 A사 노조위원장이 직원 수십명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이메일을 여러 차례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A사 노조위원장 B씨는 2009년 노조 사무국장 시절, A사 직장인 축구부원 21명에게 사내 메일로 이러한 이메일을 두 차례 보냈다. 성기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도기잔 사진과 함께 "선수들 더운데 마니 힘들지요!! 이거(성기 모양) 먹고 힘들 내시게"라고 쓰거나, 여성의 성기를 연상시키는 바위 사진과 함께 "땀흘리며 산을 찾는 이유는 목표를 향해서이겠지요. 첨부파일을 참조하시고 잠시 명상의 시간을~"이라고 썼다. 

또 성기가 드러날 정도로 꽉 끼는 바지를 입은 남성들의 사진과 함께 “야들이 뭐하는 선수인지 맞추면 소정의 상품권 지급”, “우리 선수 중엔 이런 황당한 물건들이 있는지! 쩝~”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SK그룹 계열 A사 노조위원장이 성희롱 사진과 문구 등이 포함된 이메일을 여러 차례 보낸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제보에 첨부된 이미지

B씨는 그해 10월 대전광역시에서 열린 전국체전을 앞두고 축구부원들의 사기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낸 메일이라고 적었지만, 이는 명백한 직장 내 성희롱이다.  

B씨의 이메일을 받고 성적 수치심 및 두려움을 느꼈다는 피해자는 B씨가 오는 17일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보고 이 사실을 알리기로 결심했다며 “이번에도 참으면 평생 회사 생활에서 짓눌려 살 것 같다. 이런 사람이 계속해서 SK 위원장을 맡는다면 나와 같은 피해를 당하는 사람은 늘어날 것 같아 용기 내 제보한다”고 밝혔다. 

A사 측은 15일 여성신문에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메일 발송 시점이 2009년이 맞다면 기업 인수 이전으로, 당시 내부에서 이 메일 내용이 공론화되지도, 인사위원회가 열리거나 징계가 내려지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A사는 본래 타 대기업 계열사로 4년 전 SK그룹이 인수했다. 

A사 측은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언론에 제보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여성신문은 노조위원장 B씨의 입장을 듣고자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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