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는 '지금 너의 모습을 가장 좋아해'

경주 황리단길에 걸린 대형 글판 칠곡군
경주 황리단길에 걸린 글판 ⓒ칠곡군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에 칠곡군 할머니 글씨체로 만든 대형 글판이 걸렸다. 

경주공고는 성인문해 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배운 칠곡 할머니 글꼴로 제작한 가로 5m, 세로 10m의 대형 글판을 학교 본관 외벽에 내걸었다고 10일 밝혔다. 대형 글판에는 칠곡 할머니 권안자(77)씨 글씨체로 '지금 너의 모습을 가장 좋아해'라는 따뜻한 응원 문구가 담겼다. 

경주공고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청소년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평소 관광객으로 붐비는 황리단길에 학교를 홍보하는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고 전했다. 

단순한 홍보보다 희망을 공유하자는 교장의 제안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대형 글판 제작에 돌입했다. 문구가 결정되자 담당 교사가 다양한 글꼴로 제작했으나 아날로그 감성까지 전달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학교 측 판단에 한 달반 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던 중 언론을 통해 알게 된 칠곡 할머니 글꼴로 글판을 제작하자는 교사의 제안에 교장을 비롯한 다른 교사들도 흔쾌히 동의해 마침내 황리단길에 칠곡 할머니 글꼴이 등장하게 됐다. 

이국필 경주공고 교장은 "한자 한자 정성껏 써 내려간 칠곡 할머니의 글꼴은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준다"며 "칠곡 할머니가 일흔이 넘어서도 한글을 배웠듯이 우리 학생들도 현재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자존감과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칠곡 할머니 글꼴이 대한민국 관광의 중심지에서 코로나로 지쳐있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칠곡 할머니 글꼴이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칠곡군은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한글을 배운 할머니 400분 중 개성이 강한 글씨체를 선정해 글꼴로 제작했다.

글꼴은 글씨체마다 주인의 이름을 붙여 칠곡할매 권안자체, 칠곡할매 이원순체, 칠곡할매 추유을체, 칠곡할매 김영분체, 칠곡할매 이종희체 등 5가지다. 칠곡 할머니 글꼴은 칠곡군 홈페이지(www.chilgok.g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칠곡할매 권안자체. 칠곡할매서체는 할머니들의 손글씨를 따서 만들어졌다. ⓒ칠곡군
칠곡할매 권안자체. 칠곡할매서체는 할머니들의 손글씨를 따서 만들어졌다. ⓒ칠곡군

 

칠곡군 성인 문해교육에 참가한 다섯 분의 할머니들이 자신의 글씨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폰트로 쓰인 글자판을 들고 있다. ⓒ칠곡군
칠곡군 성인 문해교육에 참가한 다섯 분의 할머니들이 자신의 글씨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폰트로 쓰인 글자판을 들고 있다. ⓒ칠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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