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프리 캐스팅’ 주목받은
파우스트 엔딩·햄릿·아마데우스
스테디셀러 뮤지컬도 귀환
명성황후·몬테크리스토·캣츠 등
희망과 웃음 전하는 뮤지컬도
맨 오브 라만차·젠틀맨스 가이드·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얼어붙었던 공연계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서, 연극·뮤지컬 등 대극장 주요 작품이 일제히 무대에 오른다. 

공연계 화두로 떠오른 ‘젠더 프리 캐스팅’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무대에 오르는 국립극단 ‘파우스트’, 국립극장 ‘햄릿’, 연극 ‘아마데우스’는 ‘남성 주연’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여성을 주연으로 발탁해 주목받고 있다.

올해도 ‘젠더 프리 캐스팅’ 이어져
파우스트 엔딩·햄릿·아마데우스 등

'젠더 프리 캐스팅'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파우스트 엔딩'의 김성녀, '햄릿'의 이봉련, '아마데우스'의 차지연.  ⓒㅇㅇㅇㅇㅇㅇㅇ
'젠더 프리 캐스팅'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파우스트 엔딩'의 김성녀, '햄릿'의 이봉련, '아마데우스'의 차지연 배우. ⓒ국립극단, 씨제스

성별 이분법을 넘어서 기존에 남성이 맡아온 역할을 여성이 맡아 재해석하는 ‘젠더 프리 캐스팅’은 올해도 연극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오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펼쳐지는 연극 ‘파우스트 엔딩’(예술감독 김광보)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원작 소설 『파우스트』 속 주인공 파우스트 박사를 여성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배우이자 국악인인 김성녀(71)가 파우스트 역을 맡아 국내 최초로 ‘여성 파우스트’를 선보인다. 

지난달 25~27일까지 온라인으로 공개된 국립극단 ‘햄릿’(연출 부새롬·작가 정진새)엔 ‘햄릿 공주’가 등장했다. 주인공 햄릿 역을 이봉련 배우가 맡아 광기 어린 연기를 펼쳐 화제가 됐다. 이번 연극은 셰익스피어 원작 『햄릿』에 드러난 난해한 비유와 여성에 대한 편협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동시대와 공명하는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또 지난달 14일 막을 내린 연극 ‘아마데우스’(연출 피터 셰퍼)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그를 질투하며 고뇌하는 ‘살리에리’의 갈등을 조명한 작품이다. 살리에리 역에 지현준, 김재범 등 남성 배우뿐 아니라 차지연 배우가 캐스팅돼 눈길을 끌었다. 

명성황후·몬테크리스토·캣츠...스테디셀러 뮤지컬의 귀환

'명성황후' 25주년 기념 공연, '몬테크리스토' 10주년 기념공연, '캣츠' 40주년 내한공연 포스터. ⓒ에이콤, CJ4dplex, yes24
'명성황후' 25주년 기념 공연, '몬테크리스토' 10주년 기념공연, '캣츠' 40주년 내한공연 포스터. ⓒ에이콤, CJ4dplex, yes24

대형 스테디셀러 뮤지컬도 관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한류 뮤지컬의 원조 ‘명성황후’(프로듀서 윤홍선·연출 안재승)가 지난달 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졌다. 올해 25주년을 맞이한 ‘명성황후’는 고종의 왕후인 명성황후의 비극적 삶뿐만 아니라 어머니이자 여성 정치가로서의 면모를 담아낸 작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12월 5일부터 공연을 중단했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총괄 프로듀서 엄홍현)도 60일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오는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원작으로 하는 웅장한 작품으로 올해 10주년 기념 공연을 펼친다. 엄기준, 신성록, 카이, 옥주현, 이지혜 등이 출연한다. 10주년 기념 공연 실황 영상인 ‘몬테 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도 이달 전국 CGV에서 개봉한다. 국내 최초로 8K 시네마틱 카메라 14대를 동원해 생생한 영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초연 40주년을 맞은 뮤지컬 ‘캣츠’(연출 트레버 넌·작곡 앤드루 로이드 웨버) 내한공연도 앙코르 무대를 올린다. 지난달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펼쳤고, 오는 5일부터 4월4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개막 예정이다. T.S.엘리엇의 시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상상력을 빚어낸 ‘캣츠’는 역동적인 안무와 세계적인 명곡 ‘메모리’ 등 풍성한 무대예술을 선사한다. 

희망과 웃음 전하는 작품들...맨 오브 라만차·젠틀맨스 가이드·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지친 이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안겨주는 뮤지컬 세 편. 왼쪽부터 '맨 오브 라만차',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오디컴퍼니, PL엔터테인먼트, 랑
지친 이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안겨주는 뮤지컬 세 편. 왼쪽부터 '맨 오브 라만차',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오디컴퍼니, PL엔터테인먼트, 랑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도 관객 곁으로 돌아왔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연출·안무 데이비드 스완)는 2월2일부터 이달 1일까지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무대로 옮긴 ‘맨 오브 라만차’는 신성 모독죄로 감옥에 끌려온 세르반테스가 죄수들에게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오는 10일~14일까지는 대전 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이후 24일부터 5월16일까지는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류정한, 조승우, 홍광호, 윤공주 등 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았다.

기발한 재미로 관객의 호응을 받았던 코미디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연출 김동연)도 지난 1일까지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1900년대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가난하게 살아온 ‘몬티 나바로’가 어느 날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8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백작 자리에 오르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특히 다이스퀴스 역의 배우가 선보이는 1인 9역의 변신이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창작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프로듀서 신동은·작가 표상아)는 오는 21일까지 플러스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지난해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선정작으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각자의 소망을 품은 원귀들이 폐가에서 벌이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렸다. 상실의 시기에 웃음과 희망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현재 전국 공연장은 ‘좌석 간 한 칸 띄우기’ 또는 ‘동반자 외 거리두기’ 지침에 맞춰 객석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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