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보궐선거 예비후보 발언 비판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에서 단일화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에서 단일화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의 퀴어축제 관련 발언에 대해 “서울시장 선거에 퀴어축제를 정치적 제물로 삼지 말라”고 규탄했다.

조직위는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광장에서 개최되는 행사는 ‘서울광장조례’에 의해 자유로운 시민의 뜻에 따를 뿐, 서울 시장 개인에게 행사 개최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부여된 것이 아니다”라며 “서울광장이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가 바뀌게 된 계기가 바로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민추모제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던 사건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광장은 시민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광장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허가하는 폐단을 없애고자 조례 개정 운동이 일어났고, 이에 2010년에 주민발의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하면서 서울광장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신고제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또한 “동성애를 반대할 권리, 동성애 축제를 안 볼 권리 등을 말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며 혐오 재생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18일 채널A 주최로 열린 금태섭 무소속 서울시장 예비후보와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TV 토론에서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자신의 인권뿐 아니라 타인의 인권도 중요하다”며 “본인이 원하는 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고, 그걸 거부할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도 퀴어문화축제는 도시의 중심이 아니라 남부 쪽에서 열린다”면서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퀴어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원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다”고 덧붙였다.

1일 서울광장에서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서울퀴어퍼레이드’ 행사가 열려 참가자들이 행진 선두 차량을 따르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서울광장에서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서울퀴어퍼레이드’ 행사가 열려 참가자들이 행진 선두 차량을 따르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조직위는 “국민의당 안철수를 비롯 국민의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오신환 그리고 부산시장에 출마의 뜻을 밝힌 이언주까지 모두 축제를 보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성소수자 혐오 세력의 눈치를 보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미루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박영선, 우상호의 침묵이 의미하는 바도 딱히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볼 권리가 대체 무엇인가. 마치 보기 싫은 것을 보도록 강제하는 곳이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표현이지만 실제 그 누구도 개인의 시선을 강제로 고정하지 않음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며 “보기 싫다면 보지 않으면 되고, 참여하기 싫다면 참여하지 않으면 된다. 침해되지도 강제되지도 않은 것에 대하여 지켜져야 할 권리를 운운하는 것은 퀴어문화축제 개최 장소 주변에서 서성이며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일삼는 것과 동일할 뿐 그 어떤 함의도 갖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성애자/이성애자와 무관하게 사회 속의 한 개인은 같은 인간이고 시민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여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혐오와 편견에 단호히 맞서며 축제를 이어갈 것이며 혐오 세력 및 혐오의 재생산에 기여하는 세력에도 결코 지지 않고 축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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