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가구비율, 5분위의 6배 넘어
코로나 장기화로 소득 양극화 심화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서 한 시민이 달걀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서 한 시민이 달걀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로 고용 충격이 저소득층에 집중돼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절반 정도는 적자 살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통계청의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1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은 50.7%에 달했다.

절반 정도가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보다 소비지출이 많아 적자 살림살이를 했다는 뜻이다.

전체 5개 분위 가구 가운데 적자를 본 것은 소득 1분위 가구뿐이었다.

지난해 4분기 중 1분위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은 월평균 164만원으로 1년 전보다 1.7% 증가했다.

소득 종류별로 보면 근로소득(59만6000원)이 13.2% 감소해 4분기 기준 2018년(-36.8%)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경조소득이나 실비보험금 등 비경상소득(6만원)은 42.7% 급감했다. 정부의 공적 지원금 영향으로 이전소득(73만7000원)이 16.5% 늘었지만 다른 소득 감소폭이 더 컸다.

1분위 가구의 가계지출은 월평균 188만5000원이었다.

특히 의류·신발(6만9000원, -13.9%), 교통(12만8000원, -15.1%), 교육(5만3000원, -2.6%), 음식·숙박(15만9000원, -11.8%) 등에서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적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결과 1분위 가구는 처분가능소득 137만6000원 가운데 162만원을 소비지출해 흑자액이 -24만4000원을 기록했다. 흑자율은 -17.8%였다.

반면 나머지 소득 2∼5분위 가구는 모두 흑자를 봤다. 특히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는 소비를 다 하고도 338만3000원의 흑자를 봤다. 흑자율은 42.8%였다.

적자 가구 비율은 소득분위가 올라갈수록 줄어들었다.

2분위 21.4%, 3분위15.4%, 4분위 9.2%였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8.1%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적자 가구 비율은 20.9%였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취약계층에 피해충격이 집중되면서 양극화가 심화하는 점을 고려해 "피해 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1차 추경 작업에 속도를 내고 3월 말까지 '정부·지자체 직접일자리 90만개 이상 제공'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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