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부부 “우리도 부부…무효화된 피부양자 자격 되찾겠다”
동성부부 “우리도 부부…무효화된 피부양자 자격 되찾겠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02.18 13:52
  • 수정 2021-02-19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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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소성욱씨 건보공단 상대 행정소송
“동성 부부라며 피부양자 자격 박탈”
동성부부 김용민·소성욱씨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중이다. ⓒ여성신문 진혜민
동성부부 김용민·소성욱씨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행정소송’ 소장을 제출했다. ⓒ여성신문 진혜민

동성부부라는 이유로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당했다며 당사자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동성부부 김용민·소성욱씨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우리의 부양-피부양 관계 즉 우리가 가족이라는 것을, 우리가 부부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동성부부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으로부터 피부양자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고 자격취득신고를 한 뒤 지난해 2월28일 피부양자 자격을 취득했다. 그러나 이후 건보공단은 ‘피부양자 인정요건 미충족’으로 이들의 피부양자 가입기록을 삭제하고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자격인정을 무효화했다.

동성부부 김용민·소성욱씨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중이다. ⓒ여성신문 진혜민
동성부부 김용민·소성욱씨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중이다. ⓒ여성신문 진혜민

이들 부부는 이날 “(피부양자 등록을) 처음 신청할 때는 이게 받아들여질까 긴가민가하기도 했으나 처음에는 받아들여졌다”며 “8개월간 부부로서의 당연한 권리 중 하나를 누렸다. 하지만 언론보도 이후 건보공단은 돌연 우리들의 권리를 빼앗아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소송은 빼앗긴 우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소송”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건보공단과 국민건강보험의 핵심 가치와 제도의 취지는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라며 “동성부부의 삶도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건보공단은 실수라며 피부양자 등록을 취소할게 아니라 저희 부부를 포함한 돌보며 살아가는 더 많은 다양한 삶을 포용했어야 한다”며 “(오늘) 소송을 하지지만 오히려 우리의 권리를 말할 수 있어서 신난다”고 말했다.

동성부부 김용민·소성욱씨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중이다. ⓒ여성신문 진혜민
조숙현 법무법인 원 변호사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중이다. ⓒ여성신문 진혜민

조숙현 법부법인 원 변호사는 “건보공단이 실질적인 혼인관계에 있는 이들 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부인하는 것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의 목적에 위반되는 것이므로 위법한 처분”이라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사건 당사자들은 경제적 상호부양, 상호간의 부부로서의 윤리적 도덕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부부로 주관적인 혼인의 의사와 객관적인 혼인의 실체를 모두 충족하고 있는 관계”라며 “실질적인 혼인관계에 있음에도 단지 동성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부인하는 것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의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독으로 진행된 지인 발언에서 유상아·이수정씨는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부부로서 인정을 받고 살아가는데 성별 제한이라는 법의 벽에 부딪혀 차별하고 부부로서 살아갈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현실은 너무나 부당하고 슬픈 일”이라며 “성욱이와 용민이가 8년간 우리에게 보여준 사람을 사랑하는 가치관, 인생관, 도덕관이 부부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하지도 않은 성별 때문에 이 자격을 박탈 당해야 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규탄했다.

대만은 동성혼 보장 법안 통과, 일본은 지자체 조례로 보장…한국은?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동성부부 권리 보장 논의가 적극적으로 진행됐다. 대만은 2019년 5월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을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했다. 일본에서도 도쿄 시부야, 세타가야 구를 포함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동성파트너십등록제도를 시작했다. 파트너십 증명제도를 가장 처음 시행한 곳은 도쿄도 시부야구로, 2015년 ‘남녀평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추진하는 조례(渋谷区男女平等及び多様性を尊重する社会を推進する条例)’를 마련했다. 이 조례에 따르면 파트너십 증명은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시부야구의 가족용 구영주택(區營住宅) 입주, 파트너의 수술동의서 작성 가능 등 구(區) 내에서 혼인 가구와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사망보험금의 수취인으로 파트너를 지정하는 등 민간 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

한국에서도 관련 입법이 논의되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017년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후보 당시 “노인의 재혼 내지 동거, 장애인공동체, 미혼모 가정, 동성 가정, 비혼 커플 등 다양한 가족형태가 다수를 이루고 있음에도 이들을 법적으로 보호해줄 수 있는 법적 규정이 전혀 없다”며 “프랑스의 PACS와 같은 동반자등록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PACS는 프랑스에서 1999년 도입한 것으로 혼인과 비슷한 공동생활의 형태로서, 성별에 관계없는 성인 두 사람 사이의 결합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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