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앞으로 모여 계엄군에 대항해 싸웁시다”
항쟁 기간 시민 참여 독려 가두방송
향년 72세...국립 5·18 민주묘지 안장 예정

제38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오전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당시 광주 시내를 돌며 가두방송을 했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가 당시처럼 시민들을 향해 호소하고 있다. ⓒMBC뉴스화면 캡처
제38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오전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당시 광주 시내를 돌며 가두방송을 했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가 당시처럼 시민들을 향해 호소하는 모습. ⓒMBC뉴스화면 캡처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 참여를 독려하며 거리방송에 나섰던 전옥주(본명 전춘심) 씨가 지난 16일 별세했다. 향년 72세.

5·18기념재단은 전씨가 전날 오후 경기 시흥시 자택 인근에서 급성 질환으로 별세했다고 17일 전했다. 

1980년 당시 31세였던 전씨는 항쟁 기간 차량에 탑승해 광주 시내를 돌면서 확성기와 메가폰 등으로 계엄군의 진압을 알리고 헌혈과 항쟁 동참을 촉구하는 가두방송을 했다. 

전씨는 당시 “광주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집에서 편안하게 주무실 수 있습니까. 여러분들이 도청으로 나오셔서 우리 형제자매들을 살려주십시오” 등의 방송을 하며 시민의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계엄군을 향해 "계엄군 아저씨 당신들은 피도 눈물도 없느냐"며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대치하는 시민과 계엄군 사이에서 가두방송하는 전옥주씨의 모습.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2018년 공개한 영상 캡처
5·18 민주화운동 당시 대치하는 시민과 계엄군 사이에서 가두방송하는 전옥주씨의 뒷모습.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2018년 공개한 영상 캡처

전씨는 당시 잠시 서울에 머물다 광주 집으로 내려오는 길에 항쟁을 목격한 뒤 가두방송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씨는 계엄군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고, 15년 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다 1981년 4월 사면 조치로 풀려났다. 이후 그는 평생 고문 후유증과 트라우마로 고통받았다.

2018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전씨는 당시 광주 상황을 재현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경기도 시흥시 시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식은 19일이다. 고인은 가족장 이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에 위치한 국립 5·18 민주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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