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연구자 등 1012명 비판 성명

존 마크 램지어 교수. 하버드 로스쿨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존 마크 램지어 교수. 사진=하버드 로스쿨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일본군‘위안부’피해자를 ‘매춘부’라고 주장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비판하는 세계 페미니스트들의 연대 성명이 17일 발표됐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은 이날 1479번째 정기 수요시위에서 ‘존 마크 램지어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논문에 관한 전 세계 페미니스트 성명’을 공개했다. 정의연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용기 내 증언한 피해자들의 증언, 연구자들의 수십 년에 걸친 진상규명 및 연구 성과, 유엔(UN),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의 보고서와 권고를 고려하지 않고 일본 정부의 왜곡된 주장을 소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 운동, 흑인인권운동, 미투운동, 반식민주의 운동과 연대하는 국내외 여성주의 연구자들이 역사왜곡을 통한 성차별, 식민주의 구조 재생산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작성하여 회람했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이날 오후 3시까지 미국·필리핀·영국·호주·뉴질랜드·독일·캐나다 등 해외와 국내 1100여명이 넘는 연구자와 단체가 참여했다. 오랫동안 위안부 문제를 연구해온 페이페이 추(미국 뉴욕주 바사르대)·엘리자베스 손(노스웨스턴대)·린다 하스누마(템플대)·마거릿 스테츠(델라웨어대) 등의 교수들도 연명했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고착화된 억압과 상호연결된 구조를 규명하는 대신 가부장적·식민주의적 관점을 답습하는 주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리려는 것”이라며 “램지어 교수의 이러한 주장이 여성들에 대한 폭력과 성노예 및 성착취 제도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될 수 있음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해당 성명에서는 램자이어 교수의 주장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 및 현대의 성폭력 피해생존자들에게 또 다른 폭력을 가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의 의도적 역사 부정 및 왜곡에 힘을 실어주고 있음을 비판했다. 또한 이러한 주장이 구조적 부정의와 성폭력에 대한 불처벌을 지속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여성의 권리와 생존자들의 정의를 위한 투쟁을 존중하는 기관과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늘날에도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적 착취를 끝내야 한다”며 “학문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유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대학을 비롯한 고등교육기관이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국내 극우 성향 매체인 '미디어워치'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반박하는 온라인 세미나를 준비하는 하버드대 법대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방해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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