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증시 활황에 4위로…우리, 증권사 없어 빈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4일 비대면 방식 ‘2021년 KB금융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KB금융그룹/뉴시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4일 비대면 방식 ‘2021년 KB금융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KB금융그룹/뉴시스

지난해 라임 펀드 사태와 증시 활황으로 금융지주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었다.

국내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 순위는 KB·신한·하나·농협·우리 순이다. 2019년에는 신한·KB·하나·우리·농협 순이었다. 업계 1위뿐 아니라 4위와 5위도 바뀌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 기준 5대 금융지주 순위는 KB금융 3조4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고, 신한금융은 0.3% 증가한 3조4146억원, 하나금융은 10.3% 오른 2조6372억원을 기록했다.

농협금융 1조7359억원으로 2.4% 줄었고, 우리금융 1조3073억원으로 30.3% 감소했다.

KB금융은 2018년과 2019년 신한금융에 2년 연속으로 내줘야했던 리딩금융 왕좌를 탈환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핵심이익 증가와 M&A 결실로 이익체력을 유지했다"며 "경상순이익에 대한 비은행 부문 비중이 34.3%를 기록하며 은행과 비은행 실적이 균형있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양사 간 승부는 사모펀드 사태가 갈랐다.

라임펀드 판매 규모가 컸던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에서 발생한 손실 영향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작년 순이익 15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9.9% 감소했다.

반면 KB증권은 지난해 대비 65% 증가한 425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2조6372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증시 호황과 투자은행 수익 증가로 하나금융투자가 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다.

또 하나카드도 전년보다 174.4% 급증한 실적을 보이며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여줬다.

4∙5위 간 자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농협금융은 우리금융을 제치고 금융지주 4위에 안착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5% 줄어든 1조7359억원을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등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결과 전년 대비 순이익이 437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작년 순이익 감소폭이 30.18%로 더 커지면서 양 사 간 순위가 변동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1조3073억원을 기록해 농협금융 보다 약 4286억원 밀린 성적표를 받았다.

농협금융과 우리금융 간 순위는 증시 활황이 갈랐다.

최근 증시 활황 속 주식 거래 대금 급증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농협금융의 증권계열사 NH투자증권도 지난해에 전년보다 21.3% 증가한 577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금융의 경우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계열사가 없어 증시 활황의 수혜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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