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상 노동부 차관, 취업정보 토론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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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졸업예정자가 지난 3일 '비전2004여성취업정보한마당'이 열린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문화관에서 졸업을 앞둔 2003학년도 2학기 마지막 리포트 작성을 위해 리포트 자료물을 읽고 있다. <사진·이기태>

노동시장 성차별 지속모니터링

직장보육 설치 등 육아 해결할 터

여성취업 100위, 출산휴가 관계법령 97위, 남녀간 임금 평등 90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달 30일 세계 102개 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국가경쟁력'보고서 내용이다.

청년실업. 그 중에서도 여성취업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는 매우 낮은 수준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수치다. 이렇듯 심각한 여성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일 노동부 주최로 이화여대에서 '비전 2004 여성취업 정보 한마당'을 열었다. 취업 관련 특강, 컨퍼런스, 모의 면접, 컨설팅과 맞춤 채용정보를 비롯한 참여행사와 이벤트도 많았지만 여대생들의 눈과 귀를 모은 것은 다름 아닌 박길상 노동부 차관과 함께 한 진솔한 토론 한마당이었다.

경기대 경제학과 김세나(4학년)씨는 “코엑스에서 열린 여성취업 박람회에 참석했다”며 “4학년이다 보니 웬만한 취업박람회는 다 가서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여성취업박람회의 경우 참가 업체 수나 질적인 면에서 다른 박람회보다 부족한 면이 많다. 청년실업 중에서도 여성실업은 더 심각한데 여성만을 위한 대규모 취업 박람회 개최나 여성취업을 장려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대 사회복지학과 허은진(3학년)씨는 “직장 내에서 여성을 차별하는 모습이 너무 당연시되는 풍토”라며 “노동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대책은 있는지, 또한 여성 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육아 문제이다. 이에 대한 해법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아르바이트 중인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해외연수와 학점 관리, 기타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학을 늦게 졸업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막상 졸업 후 취업을 하려면 나이 제한이 너무 많다. 주부들의 재취업 역시 마찬가지다. 자격증이 있고 학점이 높아도 나이 제한 때문에 취업이 어려운 여성을 위해 제도를 완화할 생각은 있는지, 장기적으로 여성취업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라며 여성을 위한 현실성 있는 제도를 물었다.

박길상 노동부 차관은 여대생들의 적극적인 질문 공세에 하나하나 응했다.

박 차관은 “박람회나 정부의 노력이 부족해 구직자와 구인자 간의 관련 정보나 자료가 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러나 여성에 국한해 별도로 취업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살펴봐야 한다. 여성, 장애인, 실버가 함께 모일 수 있는 취업 박람회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여성만 특화하는 방법이 꼭 필요한지 검토해 보겠다”며 여성 전문 대규모 취업 박람회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노동시장에 남아 있는 여성 차별 의식이나 관행을 없애는 게 필요하다”며 “요즘은 눈에 보이는 차별보다는 간접 차별이 심각하다. 꾸준히 모니터링을 해 차별이 일어나는 사업장에 벌칙을 주거나 그 밖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여성인력 활용에서 육아문제 만큼 중요한 게 없다”며 “노동부에서는 300인 이상 고용사업장에 직장육아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권하지만 저조한 실태다. 보건복지부, 여성부와 협력해 범정부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고 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육아휴직 급여를 현행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하고, 육아휴직 때 대체인력을 채용하는 사업주에게는 육아휴직장려금 외에 대체인력 채용비용(중소기업 15만원, 대기업 10만원)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직장보육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있는 사업주의 운영비 부담 완화를 위해 보육교사 인건비 지원금액도 현행 65만원에서 70만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30분으로 예정된 토론한마당은 열띤 질문과 대답으로 1시간을 채웠지만 토론회를 지켜본 한 여성 구직자는 “서류전형부터 벌써 여성은 배제됐다. 현실을 모르는 정부 관계자의 말이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동김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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