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책타래]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外
[주간 책타래]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外
  • 최현지 기자
  • 승인 2021.02.20 15:31
  • 수정 2021-03-02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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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교양인
ⓒ교양인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페미니스트 사상가, 20세기 여성 해방 운동의 선구자였던 시몬 드 보부아르의 삶과 사상을 다룬 전기다. 페미니스트가 아니었던 무명의 철학 교사가 어떻게 전 세계 여성의 삶에 변혁을 일으킨 '페미니즘 고전’ 『제2의 성』을 쓸 수 있었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권한다. 

많은 이들에게 보부아르는 개인의 업적보다 장 폴 사르트르와의 관계로 더 기억돼왔다. 이 전기는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관계를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정의한다. 저자인 케이트 커크패트릭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윤리학 교수는 최근 공개된 보부아르의 일기, 편지, 논평, 인터뷰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보부아르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사상을 꾸준히 전개해왔음을 보여준다. 588쪽에 달하는 묵직한 양장본이다. 

케이트 커크패트릭/이세진 옮김/교양인/2만8000원

 

트릭 미러

ⓒ생각의힘
ⓒ생각의힘

인터넷, 페미니즘, 정체성에 관한 명민한 통찰을 담은 9편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1988년생 ‘밀레니얼’인 지아 톨렌티노 뉴요커 기자의 작가 데뷔작이다. 뉴욕타임스, 타임, 워싱턴포스트, 시카고트리뷴, 파리 리뷰 등 여러 매체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는 톨렌티노를 “밀레니얼 세대의 수전 손택”이라고 극찬했다.

『트릭 미러』를 관통하는 가장 큰 키워드는 ‘인터넷’이다. 인터넷 환경의 변화, 소셜 미디어 시대의 페미니즘, 온라인 자아의 왜곡 문제, '자연스럽게 아름다워야 한다'는 강박과 '최적화’를 향한 부추김, 그리고 자아의 끊임없는 상품화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에 관한 저자의 날카로운 통찰과 자기 고백이 담겨 있다. 제목인 ‘트릭 미러’는 왜곡이 있는 거울을 뜻한다. 온라인이 비대해진 세상에서 자기기만이 일상에 끼어들 여지는 점점 커지고, 보기로 한 것과 보지 않기로 한 것이 점점 나뉘면서 왜곡이 강화된다는 뜻을 담았다.

지아 톨렌티노/노지양 옮김/생각의힘/1만8000원

 

우주를 꿈꾼 여성들

ⓒ돌베개
ⓒ돌베개

1960년대 초, 시대의 편견에 맞선 여성 우주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빠른 전개와 생생한 서술,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만평과 사진 등 풍부한 도판을 통해 놀라운 ‘실화’를 펼쳐 보인다.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 시절엔 백인 남성들만 우주 비행사로 선발됐다. 여성은? 제리 코브, 제인 하트, 레아 헐, 머틀 케이 케이글, 버니스 비 스테드먼, 세라 거렐릭, 아릴린 레버튼, 월리 펑크, 재닛과 매리언 디트리히, 제리 슬론, 진 노라 스텀보, 진 힉슨 등이 여성 우주비행사에 도전했다. ‘머큐리 서틴(Mercury 13)’이라 불린 이들은 나사(NASA)의 러브레이스 박사와 함께 우주비행사 테스트를 계속했다. 여성의 본분을 망각했다며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만, 불이익을 감내하고서라도 “남성들만의 무대에 이제는 여성들이 나설 때임을, 여성도 우주 비행사가 될 만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었음을 보여 주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머큐리 서틴’은 결국 우주로 가지 못했지만, 단순한 실패담으로 남지는 않았다. ‘머큐리 서틴’은 “계속해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았고, 자신이 속한 분야의 지평을 확장했다. 여성이란 어떤 존재인지, 그 진가를 드러내 보여 주었다.” 이들이 닦은 길 위에서 꿈을 이뤄가는 후배 여성들의 이야기도 담겼다. 

타냐 리 스톤/김충선 옮김/돌베개/1만3000원

 

인생, 자기만의 실험실

ⓒ머스트리드북
ⓒ머스트리드북

리타 콜웰 박사는 콜레라 연구의 돌파구를 마련한 세계적인 미생물학자다. 또 미국의 기초과학 정책과 이공계 활성화 방안을 총괄하는 미 국립과학재단(NSF)의 첫 여성 총재를 지내며 과학계 유리천장을 깬 상징적인 인물이다. 콜웰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며, 과학계의 뿌리 깊은 성차별 관행과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지적하고 개선안을 제시한다.

학계와 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콜웰 박사는 과학계에 몸담은 여성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여성 과학자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기 위해 사회 각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여성 스스로 전문 분야에서 남다른 능력을 쌓으며 인정받고 공동체에 기여하는 방법은 어떤 것인지 등을 상세히 일러준다. 과학자이자 정책가, 사업가로서 그가 들려주는 현실적인 조언은 과학계 지망생뿐 아니라 이공계 직장인과 예비 창업자 등 많은 이들에게 통찰을 선사한다. 

리타 콜웰, 샤론 버치 맥그레인/김보은 옮김/머스트리드북/1만8000원

 

아이가 눈을 뜨기 전에

ⓒ원더박스
ⓒ원더박스

리신룬 타이완 징이대 문학 교수가 엄마 되기에 관해 쓴 에세이다. 여성의 몸과 질병, 고통을 주제로 글을 주로 써온 리 교수는 이 책에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되는 분투 과정을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엄마가 되는 여정은 결혼식 당일 화려하게 차려입은 자신의 낯선 몸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저자는 임신 중 몸의 경험, 분만 과정에서 몸의 감각, 육아의 지난함, 집안일의 굴레 등을 사실적으로 기록했다. 단언하기 힘든 혼란스러운 현실이자 복잡 미묘한 감정, 고통과 기쁨이 함께 담긴 모순적인 과정이다. 주어진 역할에 매몰되어 허우적거릴 때마다 저자는 글을 썼고, ‘살기 위해’ 지속한 글쓰기가 자신을 구원했다고 말한다. 아이로 인해 울고 웃어본 이들에게는 위로를, 작가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에게는 공감의 지평을 확장할 기회를 선사한다. 

리신룬/우디 옮김/원더박스/1만5800원

 

검은 노래

ⓒ문학과지성사
ⓒ문학과지성사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 유명한 폴란드의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미출간 초기 원고를 모은 책이다. 지금껏 국내에 번역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이 연대별로 실려 있다.

쉼보르스카는 1945년 3월 14일 ‘폴란드 데일리’에 「단어를 찾아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1949년경 등단 시집을 준비했으나 출간하지 못했다. 원고 뭉치가 발견된 것은 2012년 쉼보르스카가 타계하고 난 뒤였다. 미하우 루시네크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재단’ 이사장은 2014년 이 원고를 출간하기로 결정했다. 훗날 세계 시문학의 거장으로 거듭나는 쉼보르스카가 청년으로 세상을 살아내며 마주한 고민이 이 책에 담겨있다. 신진 작가 시절의 쉼보르스카는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젊은 날 그가 관심을 보였던 모티브는 무엇이었는지, 무엇보다도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이 시인의 작품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기록이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최성은 옮김/문학과지성사/1만4000원

 

어머니의 음성같이 옛애인의 음성같이

ⓒ난다
ⓒ난다

1973년 등단한 이래로 삶과 인간에 대한 질문을 던져온 시인, 김승희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의 산문집이다. 52권의 세계 고전문학에 담긴 52가지 사유를 모았다. ‘고전’ 하면 떠올릴 만한 헤르만 헤세, 귀스타브 플로베르, 어니스트 헤밍웨이 같은 유명한 작가들부터, 윌리엄 사로얀, 비르질 게오르규, 시어도어 드라이저, 에리카 종 등 한국어로 번역된 작품이 상대적으로 적은 작가들의 작품과 20세기 후반에 출간된 ‘젊은 고전’까지 폭넓게 다룬다. 마지막 5부에는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시스터 캐리』, 에리카 종의 『날아다니는 것이 무서워』 등 여성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남성중심주의적 문학사가 금기시해온 여성의 모습을 재발견한다. 이를 통해 “인생보다 더 큰” 독서의 세계, 해외문학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김승희/난다/1만4000원

 

살이 찌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

ⓒ창비
ⓒ창비

17년간 섭식장애를 겪은 한 여성의 에세이로, 폭식증을 치료하며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고백한 책이다. 의상디자인을 공부하고 패션 잡지사에서 일했던 저자는 날씬해지고 싶어서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했다.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깡마른 몸이 될 때까지 굶으면서 극단적으로 체중을 감량했고, 폭식증이 뒤따랐다. 저자는 오랜 시간 자신을 괴롭혀온 폭식증의 반복된 발병과 치료 과정을 되짚는다. 잘못된 미의 기준을 만들어낸 여러 심리적 요인과 사회문화적 문제를 지적하고, 우리 사회가 섭식장애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SNS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몸을 보고, 미디어가 제시하는 ‘아름다운 몸’의 기준에 노출되는 시대다. 저자는 잘못된 미의식을 주입하는 사회를 비판하며, 살이 쪄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으며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충분하다는 말을 담담히 건넨다.

김안젤라/창비/1만4000원

 

『소년과 개』

ⓒ창심소
ⓒ창심소

『소년과 개』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주인을 잃은 개 ‘다몬’이 친구인 소년 ‘히카루’를 다시 만나기 위해 5년 동안 일본 전역을 떠돌며 만난 사람들에 관한 6편의 연작 소설이다.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간병에 지친 누나를 위해 큰돈을 벌고자 절도범의 차를 운전하는 가즈마사부터, 마침내 만나게 된 히카루까지, 불행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몬’을 통해 치유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1996년 『불야성』 3부작으로 데뷔한 하세 세이슈 작가의 작품으로, 2020년 일본 최고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세이슈 작가는 실제로 죽음을 앞둔 반려견을 위해 도쿄에서 시골로 이주했을 만큼 개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누아르와 역사소설을 넘나들며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개의 무조건적인 사랑, 그리고 그를 통해 되돌아보는 인생의 진정한 의미다. 

하세 세이슈/손예리 옮김/창심소/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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