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개』

ⓒ창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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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어리석어 서로 상처 주고 상처받는 인간을 위해 신이 내려준 선물이 바로 개다.”

『소년과 개』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주인을 잃은 개 ‘다몬’이 친구인 소년 ‘히카루’를 다시 만나기 위해 5년 동안 일본 전역을 떠돌며 만난 사람들에 관한 6편의 연작 소설이다.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간병에 지친 누나를 위해 큰돈을 벌고자 절도범의 차를 운전하는 가즈마사부터, 쓰레기 더미에서 자라 도둑질밖에 배운 게 없지만 누나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미겔,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이기적인 남편에게 절망하며 하루하루 지쳐가는 사에, 자신을 성매매에 유입시키고도 돈을 뜯어내는 남자친구를 죽인 뒤 방황하는 리와, 아내를 암으로 잃고 자신도 암으로 죽어가며 후회로 점철된 인생에 괴로워하는 늙은 사냥꾼 야이치, 마침내 만나게 된 히카루까지, 불행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몬’을 통해 치유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1996년 『불야성』 3부작으로 데뷔한 하세 세이슈 작가의 작품으로, 2020년 일본 최고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세이슈 작가는 실제로 죽음을 앞둔 반려견을 위해 도쿄에서 시골로 이주했을 만큼 개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누아르와 역사소설을 넘나들며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개의 무조건적인 사랑, 그리고 그를 통해 되돌아보는 인생의 진정한 의미다. 

하세 세이슈/손예리 옮김/창심소/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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