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꿈꾼 여성들』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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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활한 우주 전체가 남성에게만 속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1960년대 초, 시대의 편견에 맞선 여성 우주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빠른 전개와 생생한 서술,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만평과 사진 등 풍부한 도판을 통해 놀라운 ‘실화’를 펼쳐 보인다.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 시절엔 백인 남성들만 우주 비행사로 선발됐다. 소련이 먼저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리자, 미국은 남성 7명을 뽑아 ‘머큐리 세븐(Mercury 7)’이라 불리는 미국 1세대 유인 우주 비행을 계획한다.

여성은? 제리 코브, 제인 하트, 레아 헐, 머틀 케이 케이글, 버니스 비 스테드먼, 세라 거렐릭, 아릴린 레버튼, 월리 펑크, 재닛과 매리언 디트리히, 제리 슬론, 진 노라 스텀보, 진 힉슨 등이 여성 우주비행사에 도전했다. ‘머큐리 서틴(Mercury 13)’이라 불린 이들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러브레이스 박사와 함께 우주비행사 테스트를 계속했다. 이들은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야 했고 상사의 눈치를 보며 무급휴가를 써야 했다. 직위를 박탈당하거나 직장을 그만둔 여성도, 남편에게 이혼 서류를 받은 여성도 있었다. 여성의 본분을 망각했다며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만, 불이익을 감내하고서라도 “남성들만의 무대에 이제는 여성들이 나설 때임을, 여성도 우주 비행사가 될 만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었음을 보여 주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머큐리 서틴’은 결국 우주로 가지 못했지만, 단순한 실패담으로 남지는 않았다. ‘머큐리 서틴’은 “계속해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았고, 자신이 속한 분야의 지평을 확장했다. 여성이란 어떤 존재인지, 그 진가를 드러내 보여 주었다.” 이들이 닦은 길 위에서 꿈을 이뤄가는 후배 여성들의 이야기도 담겼다. 

타냐 리 스톤/김충선 옮김/돌베개/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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