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건 피해자 “일터로 영영 돌아오지 말라는 말로 들려”
피해자 측 변호사 “우상호 의원 글 읽은 피해자가 결국 또 울음을 터뜨렸다”

사진=우상호 의원 SNS, 뉴시스
사진=우상호 의원 SNS, 뉴시스·여성신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계승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입장을 냈다.

우 후보는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난희 여사님의 손 편지)글의 시작을 읽으면서 울컥했다. 이를 악물고 있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며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강씨는 지난 6일 공개된 자필편지를 통해 박 전 시장의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발표를 부정하고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해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박원순 성추행 사건 피해자 "유족에 대한 우 의원 공감…가슴 짓누르는 폭력"

이날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피해자지원단체는 우 후보의 메시지에 대한 피해자 입장을 전했다. 피해자는 “누군가에 대한 공감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되기도 한다”며 “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임 시장의 정책을 계승한다고 하셨지요”라며 “공무원이 대리처방을 받도록 하고 시장의 속옷을 정리하게 하고 시장 가족들이 먹을 명절음식을 사는 일들도 정책으로 계승하실 건가요”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 의원님이 시장으로 출마하려는 서울시의 소속 공무원이자 국가인권위, 검찰, 법원이 인정한 박원순 사건 성추행 피해자인 제가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겨우 살아내고 있다”며 “우상호 의원님의 글 덕분에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들은 다시금 가슴을 뜯으며 명절을 맞이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이어 “의원님께서 이를 악물고 계시다니 일터로 영영 돌아오지 말라는 말로 들려 막막하기만 하다”며 “부디 이번 서울시장 후보자분들께서는 과거에 머물지 마시고, 반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서울을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측 변호사 "우 의원 글 읽은 피해자, 결국 울음 터뜨려"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도 이날 SNS를 통해 “오늘 우상호 의원의 글을 읽은 피해자가 결국 또 울음을 터뜨렸다”고 썼다. 김 변호사는 “그녀는 내게 가끔 엄마 이야기를 한다. 엄마 치아가 다 흔들거리신대요. 어쩌죠... 엄마가 또 가슴을 치실 것 같아요. 어쩌죠....”라며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솔선수범하고,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산다. 울다가도 주변사람들 걱정스런 눈빛을 보면 ‘죄송해요, 죄송해요, 전 괜찮아요, 걱정마세요’를 반복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그녀가 오늘 우상호 의원 글을 읽고 내게 이렇게 말했다. ‘참 잔인한 거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피해자 입장문.

박원순 사건 피해자 글. 사진=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박원순 사건 피해자 글. 사진=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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