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평창평화포럼 참석한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전 UN총회 의장
"재난·안보 위협, 여성에게 더 위험해...
여성이 평화·안보 의제 참여해 현실화해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호주 전 외무장관 등
각국 전문가 참여해 한반도 비핵화 방안 등 논의

2021 평창평화포럼에서 세계 평화 질서를 위해 여성의 참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2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성차별 금지를 외치는 여성들의 시위 장면. ⓒ뉴시스·여성신문
2021 평창평화포럼에서 세계 평화 질서를 위해 여성의 참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2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성차별 금지를 외치는 여성들의 시위 장면. ⓒ뉴시스·여성신문

핵무기 없는 세계 평화 질서를 위해 여성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전문가의 목소리가 나왔다. 핵무기 개발과 전쟁 등 재난 상황에서 여성이 더 큰 피해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번 전문가 논의는 지난 8일 열린 '2021 평창평화포럼' 중 ‘미래 평화의제 2045 – 전쟁과 핵무기 폐지’ 세션에서 이뤄졌다. 한반도를 넘어 세계평화를 위한 범국가적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로, 국내외 전문가 8명이 유엔(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미래 평화비전 2045(UN 100주년)’ 목표 등에 대해 토론했다.

참여자들은 모두 세계 평화를 위해 핵무기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그중에서도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제73차 UN총회 의장은 평화와 안보 의제에 있어 여성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논의를 펼쳤다.

그는 “핵확산과 무기 사용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 받는 영향은 너무나 다르다”며 “U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코로나19와 관련된 성폭력 사건 중 3000건 이상이 여아를 대상으로 한다. 또 2시간마다 여성 1명이 가정폭력으로 사망한다. 이러한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이 평시는 물론이고 재난 및 안보 위험 상황에서 남성보다 더 큰 피해에 노출된다"며, 평화 및 안보 의제에 여성이 참여한다면 평화 의제의 현실화가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덧붙였다.

마리아 에스피노사 *** ⓒ평창평화포럼 온라인 실시간 생중계 화면 갈무리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제73차 UN총회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평창평화포럼 온라인 실시간 생중계 화면 갈무리

또 에스피노사 전 의장은 ‘다자주의’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1946년 통과된 UN 최초 결의안에서도 군축 문제를 다루고 있을 만큼 UN은 창설 초기부터 군축 의제에 노력을 보여 왔다는 것이 에스피노자 전 의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현실적인 의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법의 중요성을 들어 "다자주의 원칙에 따라 핵확산금지조약과 관련 협약 등을 신뢰해야 한다"며 “지난 수십 년간 국가 간 이뤄진 핵무기 경쟁이 얼마나 비효율적이었는지에 대해 더욱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UN군축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9개국이 1만3400개의 핵무기를 여전히 비축하고 있다. 에스피노사 전 의장은 “군비에 지속해서 많은 투자와 예산 편성이 이뤄지고 있어 빈곤 퇴치와 불평등 해소, 코로나19팬데믹에 대응하는 데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법, 다자주의 원칙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정 의원 “북한 비핵화 아닌 한반도 비핵화...한미동맹도 새롭게 모색해야”

‘미래 평화의제 2045 – 전쟁과 핵무기 폐지’ 세션에 참여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평창평화포럼 온라인 실시간 생중계 화면 갈무리
‘미래 평화의제 2045 – 전쟁과 핵무기 폐지’ 세션에 참여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평창평화포럼 온라인 실시간 생중계 화면 갈무리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세션에 대한민국 국회 대표로 참여했다. 이 의원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다. 단어의 선택이 중요하다”며 “한반도 비핵화가 다른 국가의 비핵화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핵 문제는 지역적 문제가 아닌 세계 평화를 위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상징적인 의제가 한반도 비핵화”라며, 함께 고민하고 연대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미동맹 역시 세계의 가치, 평화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현시점에서 재도약을 위해 새롭게 모색될 필요가 있다”는 데 한국 국회의원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지속가능발전목표 위한 자금 증대, 전쟁 반대, 청년 참여 강조 등 다양한 논의

*** 세션에 참여한 연사들.  ⓒ평창평화포럼 온라인 실시간 생중계 화면 갈무리
평창평화포럼 ‘미래 평화의제 2045 – 전쟁과 핵무기 폐지’ 세션에 참여한 연사들. ⓒ평창평화포럼 온라인 실시간 생중계 화면 갈무리

이외에도 해당 세션에 참여한 연사는 가렛 에반스 호주 전 외무장관, 사베어 초우드리 방글라데시 의회 의원, 루이스 로베르토 자모라 볼라노스 변호사, 레아 볼거 ‘전쟁을 넘어선 세계’ 대표, 반다 프로스코바 ‘지속가능한 안보 프라하비전 연구소’ 부사장 등이다. 핵 감축을 위한 국제의원 네트워크(PNND)의 글로벌 코디네이터이자 평화를 위한 뉴질랜드 변호사협회(ALP) 국제 대표를 겸하는 알린 웨어가 좌장을 맡았다. 

이날 세션에서는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관련 예산 증대 필요성, 군대 폐지, 전쟁 반대, 청년 참여 강화, 핵무기 제거를 위한 합리적 전략의 필요성 등이 다양하게 논의됐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실천과제: 평화뉴딜(Action Plan: Peace New Deal)'을 주제로 SDGs를 다룬 세션 외에도 경제, 스포츠, DMZ 평화지대, 공공외교 등 총 5개 분야에 대한 의제를 다루는 33개 세션이 실시간 온라인 중계로 진행됐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