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등 일본 언론, 사임 요구 사설 게재
시민단체, 사퇴 촉구 집회 열어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회(TOGOC) 회장 ⓒAP/뉴시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회(TOGOC) 회장 ⓒAP/뉴시스

여성 비하 발언 논란을 일으킨 모리 요시로(83)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모리 위원장은 3일 오후 열린 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며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며 자신이 회장과 명예회장을 맡았던 일본럭비협회에서 여성 이사가 늘고 있는 점을 예로 들며 “종전보다 (회의할 때 ) 배(倍)의 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해 여성 비하 논란이 일었다.

일본 언론은 모리 위원장을 겨냥해 사퇴를 촉구했다. 일본 주요 일간 신문 6개지 가운데 4곳이 5일 자 지면에 ‘일본올림픽위원회(JOC)의 여성 이사를 늘리면 말이 많아져 회의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취지의 모리 위원장 발언 파문과 관련한 사설을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올림픽 책임자로서 실격’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문제 발언은 “사람의 행동을 성별에 따라 분류하고 야유한 것”이라며 성차별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간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사히신문도 ‘여성 차별 발언, 모리 위원장의 사임을 요구한다’는 제하의 사설을 게재했다. 신문은 모리 위원장의 문제 발언을 “그렇지 않아도 회의론이 국내외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도쿄) 올림픽 개최에 결정적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폭언이자 망언”이라며 “신속한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도쿄신문은 ‘올림픽의 얼굴로 적임자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올림픽) 개최 준비가 어려움에 빠지고, 대회에 대한 국민적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며 올림픽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인물이 조직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난 4일 도쿄도 신주쿠구에 있는 JOC 건물 앞에서는 그의 발언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모리 위원장은 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올림픽·패럴림픽 정신에 반하는 부적절한 표현이었다. 깊이 반성한다”며 사죄하고 문제 발언을 철회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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