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책타래] 『유리 천장 아래 여자들』 外
[주간 책타래] 『유리 천장 아래 여자들』 外
  • 최현지 기자
  • 승인 2021.02.06 12:38
  • 수정 2021-02-06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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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천장 아래 여자들

Ⓒ글담출판사

전 세계 노동시장 내 성차별을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연구서다. 

저자 아이린 파드빅과 바버라 레스킨은 사회학과 교수로, 대학 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여성 노동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직업을 전전하며 현실 속 노동시장의 성차별을 직접 경험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상세한 통계 자료와 노동자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노동시장에서 나타나는 성차별의 원인과 메커니즘을 밝혔다.

임금격차는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노동시장 내 성차별의 표지 중 하나다. 2020년 9월 대한민국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남성 노동자 대비 여성 노동자의 임금은 평균 69.4%였다. 같은 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회원국의 남녀 임금격차 데이터에서 한국은 꼴찌를 기록했다.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32.5%로, 회원국 평균인 12.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성차별적 노동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도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아이린 파드빅, 바버라 레스킨/황성원 옮김/글담출판사/1만6000원

 

금지된 지식

ⓒ다산초당
ⓒ다산초당

유럽의 저명한 과학사학자 에른스트 페터 피셔의 근간이다. 지식을 억압하고 은폐하려 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시도들, 지식이 힘을 얻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태동, 논쟁과 고민 등 과학철학사를 다뤘다.

지식의 역사는 곧 억압의 역사다. 저자는 지식 때문에 탄압당한 당대의 지식인과 과학자들의 사례를 시대적 배경과 연결해 지성사가 어떻게 개척돼 왔는지를 생동감 있게 들려준다. 

지식 발설을 금지하는 조치로 인해 오히려 인간의 호기심이 추동돼 세상에 지식이 더 널리 알려지게 되는 과정이 생생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드러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한 아이디어, 비판적 시선과 격렬한 논쟁도 자연스럽게 제시했다. 

에른스트 페터 피셔/이승희 옮김/다산초당/2만원

 

쌀 재난 국가

ⓒ문학과지성사
ⓒ문학과지성사

2019년 세대론과 불평등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으며 한국 사회에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불평등의 세대』의 저자,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의 신작이다. 

전작은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여전히 위계와 불평등으로 고통받고 있나”에 대한 동시대적인 분석을 담고 있다. 신간 『쌀 재난 국가』에서는 쌀, 재난, 국가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와 경쟁·비교 문화는 어떻게 형성됐는가”에 대한 역사적 분석을 시도한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이해하려면, 동아시아 사회가 반복되는 재난에 대항하여 먹거리(쌀)를 생산하고 유지하기 위해 만든 사회제도와 습속을 먼저 규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한반도에서 고대국가가 형성된 시기부터 현재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이르기까지 ‘벼농사 체제’의 유산을 폭넓게 살펴본다. 

이철승/문학과지성사/1만7000원

 

여신은 칭찬일까

ⓒ산디
ⓒ산디

한국 케이팝 아이돌을 분석한 책이다. 최지선 대중음악 평론가는 여성 아이돌 그룹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여성 아이돌의 이름엔 ‘소녀’나 ‘걸’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남성 아이돌 이름에는 ‘방탄소년단’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성 중립적인 ‘키드’나 ‘차일드’가 더 많이 붙는다. 교복을 무대 의상으로 활용하는 아이돌이 많지만, 남성 아이돌의 교복은 ‘섹시’하지 않다. 많은 여성 아이돌은 신비로운 인상을 주는 ‘요정’ 혹은 ‘여신’ 등의 별칭을 지니게 되지만, 남성 아이돌은 ‘남신’이라고 불리지 않는다. 

저자는 이 같은 아이돌 소비 방식에서 드러나는 성별 차이에 주목한다. 그리고 우리가 여성 아이돌에게 어떤 시각적 특징과 콘셉트를 기대하는지, 이런 시각에 문제가 없는지를 면밀히 따져본다. 

최지선/산디/1만5000원

 

가든 파티

ⓒ궁리출판사
ⓒ궁리출판사

버지니아 울프가 감탄한 단편소설의 대가, 캐서린 맨스필드(1888~1923)의 단편선이다. 여성 작가가 능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작품들을 골라 출간하는 궁리출판사의 ‘에디션F’ 시리즈 중 7번째 책이다. 

캐서린 맨스필드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19세에 영국으로 건너가 작품 활동을 했다. 34세의 나이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80여 편의 단편소설을 끊임없이 썼다.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T.S.엘리엇 등과 함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 작가로 알려져 있다. 

맨스필드는 변방인의 마음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복잡 미묘한 인생사를 작품에 녹여냈다. 특히 여성, 출신지, 계급 등의 문제를 가로지르며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는 여성들의 내면을 현실감 있게 표현한 작가로 평가된다. 이번 단편선에는 그의 대표작 9편이 실려 있다.

캐서린 맨스필드/정주연 옮김/궁리출판사/1만3000원

 

서로 존중 성교육

ⓒ학교도서관저널
ⓒ학교도서관저널

학교에서 매일 맞닥뜨리는 아이들의 성에 관해 교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과 배움을 담은 책이다. 

수업 중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아이들의 질문이나 행동에서 갑자기 성을 마주하게 될 때 교사들은 당황하고 힘들어한다. 20여 년간 보건교사이자 성교육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김혜경은 이때가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어느 교사든 성에 관한 내용에 대한 불편감이나 부담 때문에 피하지 않고 자신 있게 대화 나누고 대처하는 법이 이 책에 상세하게 적혀 있다. 

김혜경/학교도서관저널/1만7000원

 

사랑, 역사가 되다

ⓒ창해
ⓒ창해

여성과 가족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을 꾸준히 써온 최문정 작가의 신작 소설이다. ‘진정한 사랑이 과연 있는 걸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로맨스 실화 소설 7편이 수록됐다.

‘세기의 사랑’이라 불리는 실제 스캔들의 주인공 7명에, 작가가 빙의한 것처럼 감정이입해 1인칭으로 서술한 연작 소설이다. 프리다 칼로, 빅토리아 여왕, 버지니아 울프, 오노 요코 등 유명한 사랑 이야기를 저자의 상상을 가미한 색다른 시점으로 서술해, 마치 자전 소설 같다.

각 소설 후기 형식의 ‘그 뒤의 이야기’와 ‘연보’, 총 257컷의 도판 자료와 더불어 등장인물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도 제시해 흥미로운 독서를 돕는다. 

최문정/창해/1만8000원

 

오래 울었으니까 힘들 거야

ⓒ헤르츠나인
ⓒ헤르츠나인

일본어 번역가인 저자 이은주가 가족이 주는 의미를 담은 에세이를 펴냈다. 요양보호사로 생활하며 경험한 순간들을 기록한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2019)에 이은 두 번째 저작이다. 

저자는 알코올 중독자인 남동생 대신 조카들을 키웠다. 큰조카가 스무 살 무렵 낳은 아이를 또다시 돌보게 됐다. 자신을 ‘고모할머니’라고 부르는 정명이는 주의산만증(ADHD)을 앓고 있다. 정명이가 ADHD 진단을 받은 뒤, 저자는 치료와 교육의 길을 걷게 된다. 세상 누구도 자신을 도와줄 수 없다는 마음이 들 때면 울음이 그칠 때까지 안아준 뒤 이렇게 알려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래 울었으니까 힘들 거야.” 

이은주/헤르츠나인/1만3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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