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자 릴레이 인터뷰] 조은희 서초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서초구청 제공
조은희 서초구청장 ⓒ여성신문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울시장이 대권주자들의 발판이 돼선 안 된다. 시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당내 경선 상대인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여성 가산점을 받지 말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여성 리더라면 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하자”는 얘기다. 

- 당내 본경선이 시작됐습니다. 자신 있으십니까.

“재미있는 경선이 될 겁니다. 나경원 후보와는 여성끼리의 경선이고, 오세훈 후보와는 시장-부시장 대결입니다.”

- 대선후보급 주자들도 후보로 나왔습니다. 구청장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유턴’한 대권주자죠. 김동연 전 부총리를 ‘대타 후보’로 세우려 했던 박영선 전 장관처럼 어정쩡한 행보도 있었고요. 그런 분들이 서울시민의 삶을 얼마나 잘 알겠습니까. 서울시장이 대권 주자들의 발판이 돼선 안 됩니다. 제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마지막 공직입니다. 행정 하나는 저보다 잘 할 수 있는 후보가 없습니다. 다른 후보들은 이제 전문가를 불러 의견을 듣는 단계지만, 저는 시범사업부터 시작해서 성공해봤으니까요. 서초구에서 제가 품은 비전을 실천했고, 이제 서울시에서 펼쳐보고 싶습니다. 지난 10년간 나아지지 않는 서울시민의 삶을 지켜봤습니다. 서울시민들께 ‘내 삶에 도움 되는 서울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이번 국민의힘 경선은 “10년 전 뻔한 인물들을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지도부에서 ‘미스트롯’ 데스매치 방식을 도입한다더니 간 곳이 없네요. 인지도 높은 후보와 참신한 신인 후보들이 공정한 실력대결을 펼쳐야 국민의 관심을 끌 텐데요. 16일부터 TV 토론회를 연다는데, 설 전으로 당겨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들의 설 밥상에 국민의힘 경선 얘기가 오릅니다. 느긋하게 진행할 때가 아닙니다. 공천관리위원회 면접 자리에서도 TV토론을 앞당겨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인권위의 ‘박원순 전 시장 성희롱’ 결론,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인권위 발표는 아쉽습니다. 결정문을 보면 박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했다는 게 드러났는데도 ‘성희롱’이라고만 했어요. 여론과 정권의 눈치를 보는 ‘줄타기 인권위’입니까. 서울시장이 되면 이 사안을 철저히 규명하겠습니다. 원점에서 재조사하고, 2차 가해한 ‘6층 사람들’의 책임도 묻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피해자를 내내 ‘피해 호소인’이라고 부르더니 뒤늦게 사과했는데요. 진정 사과하려면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합니다. 후안무치입니다. 정의당만이 아니라 녹색당, 통합진보당 등 지금 진보 진영에서 ‘성추문 팬데믹’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잘못을 제대로 지적하고 응징하지 않으면 계속됩니다.”

- 위계를 이용한 성폭력을 근절할 방안은.

“서울시장이 되면 서초구에서 시행, 성공하고 있는 ‘미투직통센터’를 설치해 성범죄를 근절하겠습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구청장과 전문가들에게 바로 보고됩니다. 즉시 조사하고, 위원회를 열어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징계 등 후속 처리 방안을 논의합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서초구청 제공
조은희 서초구청장 ⓒ여성신문

그는 서울 구청장 25명 중 유일한 국민의힘 소속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싹쓸이’를 막은 유일한 야당 당선자다. 당색보다 역량으로 재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2019년 전국 지방자치단체평가와 구민만족도조사 모두 1위에 올랐다. 2017년 여름철 폭염을 막는 대형 그늘막 ‘서리풀 원두막’으로 유럽연합(EU), 영국 환경청 등이 인정하는 친환경상 ‘그린애플 어워즈’를 수상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최초 여성 부시장을 역임했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으로 ‘여행(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 등 다양한 여성친화적 사업을 주도한 경험도 있다.

- 강조하고 싶은 공약을 3가지만 든다면.

“서울시 전체에 ‘반값 재산세’를 뚝심 있게 실천하겠습니다. 1가구 1주택자의 미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는 징벌적 세금폭탄입니다. 과도한 공시지가 반영률, 보유세 부과에 대해 단호하게 싸우겠습니다.

‘30분 남북고속도로(가칭)’를 추진하겠습니다. 은평구, 서대문구, 종로구의 교통정체 지옥을 해소하고, ‘강남북 균형발전’의 초석을 놓겠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와 통일로 지하화를 연계해 ‘경부고속도로-한강-광화문-은평-통일로’를 연결하겠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의 남는 재원을 ‘서울 동서남북균형발전 기금’으로 활용하면 세금 한 푼 없이 추진 가능합니다. 은평새길과 평창터널 계획도 빨리 확정해 통일로 교통량을 분산하겠습니다. 표류하는 신분당선 사업을 도시철도로 바꾸겠습니다.

기존 노후도 기준을 없앤 ‘조은희표 미니 뉴타운’으로 예측 가능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습니다. 서민 세입자가 보호받는 ‘부동산 햇볕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되찾겠습니다.”

- 코로나19 속 돌봄노동 문제 지원책은.

“임신부 산전 관리부터 영유아 건강관리, 불임 고민 등 출산·육아에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 지원하는 ‘모자보건소’, 손주를 돌보는 친·외조부모에게 양육 활동비를 지원하는 ‘손주 돌보미’, 공동보육시스템 ‘함께키움공동육아’, 두 자녀 이상 양육가정에 아이돌보미를 지원하는 ‘서초 아이돌보미’, 어린이집 입소 대기자를 40%나 줄인 ‘서초형 공유어린이집’ 등 효과를 본 정책이 많습니다. 서울 전역으로 확장하겠습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서초구청 제공
조은희 서초구청장 ⓒ여성신문

- “여성 가산점은 필요없다”고 하셨는데, 1점이 아까운 상황 아닌가요.

“아깝지 않아요. 가산점 받으면 좋죠. 하지만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여성이란 차별도 혜택도 없이 공정한 선거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여성 가산점이 ‘역차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초선거엔 여성가산점제가 필요하죠.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은 다릅니다. 대한민국, 서울시 전체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면서 여성 가산점에 기대야 할까요? 그 정도의 여성 리더라면 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 전 의원에게 ‘여성 가산점 받지 말자’고 제안했습니다. 4선 의원에 원내대표까지 한 최강자인데 또 가산점을 달라고요?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습니까. 그러면서 젊은 남성들에게 젠더감수성을 갖자고 하면 흔쾌히 동참하겠습니까?

나 전 의원은 비례대표 여성할당으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저는 첫 선거 때 ‘여성 우선 전략공천’을 받았습니다. 보수당 최초 여성 원내대표, 유일한 야당 구청장, 서울시 최초 여성 부시장이면 나름 유리천장을 뚫은 것 아닙니까. 노조로 말하면 ‘귀족 노조’죠. 기득권으로 보는 후배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과감히 인센티브를 포기할 때, 실력으로 당당하게 승부해서 이길 때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을 겁니다. 앞으로 여성 후배들에게 가산점을 더 주자고 목소리를 높일 명분도 생깁니다. 눈앞의 이익 말고 큰 그림을 봐야 합니다.”

- 여성들은 새로운 리더십,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기대합니다.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의 자질을 갖췄다고 자신하는지요.

“자신합니다. 단 페미니즘이라는 틀에 한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성을 사랑하는 서울시장, 여성들을 행복하게 하는 서울시장이 될 자신이 있습니다. 시장이 되면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늘릴 겁니다. 서초구청에서도 가급적 여성을 국장에 임명하려 노력해왔습니다. 아직 2명뿐이지만 앞으로는 여성 간부들이 압도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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