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

ⓒ메가스터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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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첨단 의료가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하게 만들기보다는 죽음 자체를 멀리 밀어내게 하는 시절을 살고 있다. 우리는 이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 문제점을 느끼고 있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은 우리의 마지막에 대해 어떤 형식의 의례, 공동체성, 존엄성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름다움을 복원하고자 하는 갈망이 있다. 우리는 진통제와 깨끗한 침대 그 이상을 원한다. 우리는 존엄한 죽음을 원한다.” (‘프롤로그’ 중)

‘웰다잉’이 대세다. 마지막까지 삶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안내서가 출간됐다. 저자인 케이티 버틀러는 생애 말기 환자들의 삶과 방향성을 조명하는 의학 칼럼니스트다. 

저자는 지금까지 생애 말기 환자들이 어떻게든 죽음 자체를 미루는 것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살아있는 시간 동안 삶의 질과 행복, 본인이 원하는 생활방식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환자 자신의 현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생각을 정리해 가족과 소통하며, 본인에게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스스로 선택하는 등 준비가 필요하다. 저자는 본인이 실제로 만난 수많은 사람의 사례를 통해 이 준비 과정을 찬찬히 안내한다. 

현재 한국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등록한 사람은 74만명에 달한다. 2018년에는 원혜영 당시 국회의원, 손숙 배우, 김훈 작가,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주축이 돼 ‘웰다잉시민운동’을 발족했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원하지 않는 의료행위로 인해 환자와 가족 모두 무의미한 고통을 겪지 않도록, 생애 말기를 지나는 부모가 좀 더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좀 더 인간적인 형태의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바꾸려는 움직임이 국내에서도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흐름에 동조하며, 건강한 생애 말기 준비법을 실용적으로 일러주는 가이드다. ‘우리나라에서 알아두면 좋은 팁’도 수록됐다. 국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법부터 호스피스, 가정방문 의료 서비스, 치매나 장애에 대비한 지정대리인 청구 제도 등에 관한 현재 국내 정보를 담았다. 

케이티 버틀러/고주미 옮김/메가스터디북스/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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