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만족, 사업의 시작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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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과 소비자에게 늘 따뜻하게 대하는 최윤정 대표. 그것이 여성CEO의 강점이라고 말한다. <사진·이기태>

정직하게 만들고 정직하게 판다

인터넷 다음 사이트에는 <공기청정기 청풍 무구를 사랑해>라는 카페가 있다. 청풍의 제품 무구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카페다. 현재 회원수는 205명. 회원들의 무구에 대한 사랑은 연예인 팬클럽 못지 않다.

또한 청풍닷컴(www.chungpung.com) 고객마당에서도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그 중 특히 관리자 최윤정(32)의 고객만족서비스정신에 관한 글은 감동 수준이다.

“답 메일을 받았는데 서비스 처리가 늦어져 전화를 걸어 따졌죠. 그런데 최윤정 아줌마가 출산 휴가 중이시더군요. 휴가 중에 인터넷으로 답변 주시나봐요.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최윤정님이 직접 쓴 글과 제품이 도착했어요. '배송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라구요. 최윤정님 글에 진짜 감동 받았어요.”

“최윤정씨 너무 감사합니다. 쓰던 물건도 바꿔 주신다니요. 청풍 정말 마음에 드는 회사군요.”

칭찬 속 주인공 최윤정은 바로 청풍의 공동대표다. 작년 초 아버지 최진순(공동대표) 회장에게 사업을 물려받고 유럽 700만 불 수출 계약은 물론, 더블 성장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대표 공기청정기 기업으로 도약하는 욕심 많은 CEO다.

지난 달 24일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청풍 본사에서 최윤정 대표를 만났다.

-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는데 회사 매출액과 시장 점유률이 어느 정도 되나.

작년 한해 우리나라에서 25만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률 65%로 1위다. 매년 2배 이상 성장을 거듭해 올해 판매액은 500억 정도 될 것 같다. 또한 유럽 시장에 700만 불 수출이 계약돼 있고 사스 진원지인 중국시장도 시장 점유률 17%로 수입브랜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아직 발전 가능성이 많다. 일본이 발달돼 있긴 하지만 유럽과 우리나라는 시작 단계다.

20년간 한 우물만 파, 기술력 자신

- 다들 어렵다고 하는 요즘, 700만 불을 수출한다고 하니 대단하다. 경쟁력이 뭔가.

첫 번째는 기술력이다. 공기청정기 기술이 발달된 일본에도 수출하는데 오히려 우리 제품이 기술적으로 우위다. 자극적인 냄새가 많은 우리나라 음식 문화에 맞추다 보니 탈취력 부분에서 기술력은 세계 최고다. 또한 공기살균제로서 효능이 탁월해 수술실이나 병동에서도 쓰인다. 유럽 수출시 과정이 까다로워 2년간 인증과 수입마크를 획득하고 현지인들에게 맞게끔 수정했다. 러시아와 중국에서 호평을 받은 것도 수출에 큰 도움이 됐다.

- 샤프, 웅진에 이어 삼성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대기업과 경쟁하고 있는데 불안하지 않나.

우리는 공기청정기만 20년 동안 만들어 왔다. 삼성은 기술력, 자본과 인력을 동원해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따라오고 있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는 일반 가전제품과 다르다. 뚝딱뚝딱 예쁘게 디자인해서 팔 수 없다. 유난히 냄새가 많이 나는 음식점에서도 공기가 걸러질 수 있도록 여러 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필터와 제품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단순하게 가전으로 접근한 타사의 제품들은 그 만큼의 가치를 발휘하지 못한다.

- 청풍은 인터넷 쇼핑몰이 잘 발달돼 있다고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이쯤이면 오프라인 유통 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

97년 상공회의소에서 무료로 기업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나눠줄 때 직접 쇼핑몰을 구축해 지금에 이르렀다. 대부분 회사들이 방문판매에 주력하지만 우리는 아직 고려중이다. 대신 쉽게 살 수 있는 마트 입점이나 자체 대리점 구축으로 유통망을 확장시킬 생각이다. 타사들과 달리 우리는 전문 제품 하나만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대리점 구축이 어려웠지만 이미 대리점 30개를 오픈했고 올해 100개까지 오픈할 예정이다.

- 매출에 영향은 주는 것은 어떤 것인가.

공기청정기는 계절상품에 속한다. 여름에는 매출이 끊기고 황사 때인 봄에는 잘 팔린다. 요즘은 아파트 주거 인구가 많아지면서 유해공기를 거르기 위해 많이 산다. 카펫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비염 환자가 많아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장판 문화지만 점점 서구문화로 바뀌면서 공기청정기는 점점 더 필요해질 전망이다.

아버지보다 나은 점은 '인터넷'을 한다는 것

- 아버지 최진순 회장이 공기청정기 사업을 시작했는데 개발과정이 어떻게 되나.

아버지께서 중풍으로 몸이 안 좋아 이것저것 다 해보다 음이온이 건강에 좋다는 소개를 받고 일본에서 음이온 제품을 들여와 써봤다. 그런데 음이온을 체험하다 보니 몸이 좋아졌고 이후론 음이온에 확신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해 제품을 개발했다. 그것이 회사 설립의 시초였다. 환경부 정책으로 3개 대학과 우리 연구소가 합작해 국내 최초로 음이온 공기청정기를 개발했다. 아버지가 지금도 담배를 너무 좋아하시는데 그래도 주변사람들은 걱정 없다. 우리회사는 공기청정기가 있으니까.(하하)

- 작년 초 아버지로부터 사업을 인수받았는데 나이 어린 셋째 딸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웠지 않았나.

사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여성신문이 처음으로 인터뷰를 신청했을 때 상당히 꺼렸다. 10년이나 20년 후 회사를 잘 이끌어 가고 난 뒤 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사장이란 명함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았던 것은 실장이라는 명함도 동시에 가지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 전에도 실장으로서 일을 계속 했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또한 회장님이 나를 이뻐해 물려준 게 아니다. 함께 일하던 큰언니가 결혼하면서 일을 그만두었고 나는 인터넷 사업으로 인정을 받았다. 홍보를 전혀 하지 않던 청풍에서 매출이 50% 늘 수 있었던 건 홈페이지 덕이 컸다.

- 아버지와 자신을 비교해 본다면.

내가 만약 아버지보다 일을 잘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인터넷 때문이다. 인터넷을 하면 그만큼 정보가 빠르고 소비자들의 불만사항과 사용후기를 직접 접수해 문제를 빨리 조치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회장님은 주변에서 너무 좋은 말만 하기 때문에 그런 점이 마이너스였을 것이다. 디자인에 신경 쓰지 않을 당시에도 사람들이 너무 예쁘다고 칭찬만 했다.

아버지를 닮아 아닌 거는 아니라고 확실히 한다. 직원 120여명을 거느린 대표가 되기 위해선 더욱 그런 면이 필요하다. 사훈이 정직이다. 제품을 정직하게 만들고 소비자에게도 정직하게 대한다. 구매자가 큰 평수의 물건을 찾으면 속여서 팔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 나는 타사 제품이 더 적합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면 고객은 전화번호까지 가르쳐 달라고 하는데 그럼 나도 인터넷으로 연락처를 찾아 가르쳐 준다.(하하)

- 여성 CEO로서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먼저는 섬세하다는 점, 그리고 따뜻하다는 점이다. 직원들에게 권위적인 사장이 아니라 항상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한다. 우리 동료라는 생각을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동료들도 편하게 생각하고 일을 더 잘한다. 또한 내가 엄마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마음도 공감한다. 그렇게 서로 마음을 나누고 구입한 분들이 공기청정기 매니아가 되는 것 같다. 요즘은 초등학교에도 정수기가 다 있다고 하는데 물은 걸러먹는데 왜 공기는 거르지 않는가. 학교나 유치원 등 필요한 곳에 공기청정기를 보내는 '무구스쿨'을 진행하고 있다.

감현주 기자soon@womennews.co.kr

최윤정 대표이사 약력

▲1994년 캐나다 밴쿠버칼리지 매니지먼트 과정 수료

▲1996년 상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2년 한양대햑교 경영대학원 MBA과정 재학중

▲2002년 (주)청풍 대표이사 취임

▲2003년 발명의 날 국무총리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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