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 22일 여성·아동 공약 발표
평등고용기회위원회·여성안심주택인증제 제시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나경원 국민의 힘 전 의원은 '아동학대방지, 성폭력, 가정폭력 근절, 아동양육지원 및 돌봄사각지대 해소' 공약 발표를 했다. ⓒ홍수형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아동학대방지, 성폭력, 가정폭력 근절, 아동양육지원 및 돌봄사각지대 해소' 공약을 발표했다. ⓒ홍수형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은 17일 “폐쇄적 리더십을 상징하는 6층 서울시장실을 없애고 투명한 리더십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아동 공약을 발표했다.

나 전 의원은 이번 선거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비위가 원인”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서울시장실이 있는 서울시청 6층을 박 전 시장의 폐쇄적 리더십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보고 시장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6층은 평등과 공정을 얘기해온 분들의 민낯과 폐쇄적 리더십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6층 시장실을 없애고 시장실을 시민과 더 가까운 곳에 배치해 투명하고 개방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권력형 성범죄 없는 서울’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서울시장으로부터 독립된 ‘서울시 고위공직자 전담 성범죄 신고센터’ 발족 △성범죄자 즉시 직무배제 및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실시 △서울시 및 서울시 산하기관 성범죄자 신상공개 △직장 내 성차별 근절을 위한 ‘서울형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나 전 의원은 특히 여성 안전 관련 공약을 강조했다. 대표 공약으로는 ‘서울 여성안전주택 인증제’를 꼽았다. 네덜란드가 1994년 도입한 ‘경찰안전주택(Dutch Police Label Secured Housing)’을 벤치마킹한 제도로 여성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인증제도를 마련하고 여성안전주택으로 인증 받으면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밖에도 여성 1인가구, 한부모 가구, 노년층 등 여성들에게 안심스마트워치·안심 창틀·안심 키 설치를 지원하는 ‘여성 주거안심환경 세이프 우먼(Safe Women)’ 사업과 여성 안심지킴이 확대 등도 공약에 담았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아동학대 방지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아동학대 방지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아동 공약으로는 아동학대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학대 위험 아동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도록 시장 직속 ‘서울아동행복지킴이단’을 구성해 아동학대 발굴 체계를 구축하고,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제도 등을 활용해 조사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재학대를 막기 위한 학대피해아동 디지털 정보망’ 체계 구축과 원가정 복귀 심사 강화 등도 제시했다.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공약으로는 0~5세 영유아에게 월 20만원씩 양육수당을 지급하는 ‘함께 키우기 서울 양육수당’을 제시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에게 부모 소득과 무관하게 지원할 방침이다. 2019년 기준 보육시설 미이용 아동은 약 13만명으로 연간 312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형 아이돌보미 서비스’와 ‘서울 보육 어시스턴트’을 신설하는 공약도 내놨다. 서울형 아이돌보미는 정부의 관리사각지대에 놓인 민간 베이비시터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믿을 수 있는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5000가구 지원 시 연간 200억원 예산이 투입된다. 서울 보육 어시스턴트의 경우 경력단절 여성을 보육 도우미로 어린이집·유치원에 1인씩 파견하겠단 공약이다. 주 15시간 업무, 월 100만원 소득을 제공해 여성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간담회를 열었다. ⓒ홍수형 기자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이정은 서울시여성단체연합회 회장(왼쪽부터)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여성 공약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홍수형 기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찾아 ‘여성 시장’ 필요성 강조

나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여성·아동 공약 발표에 앞서 서울 용산구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를 찾아 최금숙 여협 회장을 비롯해 이정은 서울시여성단체연합회 회장, 최영희 대한민국여경재향경우회 회장 등 여협 회원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나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여성인권을 위해 싸워 오신 선배 세대가 있었기에 오늘날 저 나경원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초 여성 광역단체장, 여성 서울시장의 탄생 자체가 여성 지위 향상과 권익신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전 시장 성비위 사건으로 치르는 선거인만큼 당연히 여성시장 탄생이 좋은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선거에 여성 후보들도 몇몇 나와있고, 민주당에서도 여성 후보가 나왔다”면서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박 전 시장 사건이) 본인들 이야기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여성단체 대표들에게 “(각 영역에) 여성이 많아지고 여성이 중요한 자리에 가면 정책 등 현장에 여성의 관점이 녹아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이번에는 여성 시장을 꼭 한 번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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