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접속자수 3위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이용자들, ‘디지털성범죄’ 논란
수사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 시작돼
"합법" 주장하던 운영진, 비판 거세자 폐쇄 결정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이용자들이 여성들의 사진을 동의 없이 게시하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에펨코리아 게시판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 이용자들이 여성들의 신체가 드러난 사진 등을 동의 없이 유포하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수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시작돼 약 1만4000명이 참여했다. 커뮤니티 운영진은 12일 이 게시판을 폐쇄하기로 했다. 

문제의 게시판은 ‘수용소 게시판’이다. 이 게시판 이용자들이 SNS나 각종 속옷 쇼핑몰 등에서 일반인 여성과 미성년자의 신체가 드러난 사진을 당사자 동의나 출처 표기 없이 무단 게시, 유포하고 성희롱했다는 비판이 온라인상 제기됐다.

해당 게시판은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만 거치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다. 펨코는 2020년 12월 기준으로 대한민국 사이트 접속자 수 18위, 온라인 커뮤니티 3위에 든다. 12월 한 달간 방문수 4000만에 달한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회원들이 일반인 사진을 유포하며 성희롱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에펨코리아 게시판 캡처
문제의 게시판에는 SNS에 올라온 일반인 여성 사진, 각종 쇼핑몰의 속옷 후기 사진, 미성년자 노출 사진 등이 다수 올라와 있다. ⓒ에펨코리아 게시판 캡처
문제의 게시판에는 SNS에 올라온 일반인 여성 사진, 각종 쇼핑몰의 속옷 후기 사진, 미성년자 노출 사진 등이 다수 올라와 있다. ⓒ에펨코리아 게시판 캡처

이 게시판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벌어지고 있으니 수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는 ‘남초 커뮤니티 음지에서 벌어지는 제2의 소라넷 성범죄를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게시판 사진들은 당사자의 동의를 전혀 받지 않은 상태로 게시된 것”이라며 “특히 여고생, 교복 같은 미성년자를 언급하는 키워드들이 하나의 섹스 판타지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게시판은 조회 수가 수백, 수천에서 많게는 수만까지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 피해 수위가 어마어마하다”며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제하고 수사기관은 하루빨리 가해자들을 수사해 엄벌해 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 청원은 12일 오후 기준 1만 4000여 명의 사전 동의를 얻었어, 현재 관리자 검토 중이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남초 커뮤니티 음지에서 벌어지는 제2의 소라넷 성범죄를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이 되면서 현재 관리자가 청원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이날 오후 펨코 운영진도 공식 입장을 밝혔다. 펨코 측은 “수용소 게시판은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불법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글은 애초부터 제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합법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게시판을 그대로 열어둘 예정이다”며 “정식 수사 기관에서 협조 요청이 올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펨코 측은 결국 문제의 게시판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펨코 측은 “기존에 운영 계획을 밝혔지만, 이미 (사이트가) 기사화되고 있다”며 “아무리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더라도 운영진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사회적으로 관련 부분을 최대한 이슈화 시키고 있는 현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며 “사이트 운영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합법 운영 중이지만 해당 게시판을 폐쇄 조치한다”고 덧붙였다. 

12일 18시경 펨코 측은 수용소게시판을 폐쇄하겠다고 전했다. ⓒ에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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