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를 수급하는 한국은행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화폐를 수급하는 한국은행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 규모가 4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3년 만기 도래 국고채는 역대 최고 수준인 68조 원대로 불어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 발행잔액은 48조1930억 원이다.

3년물, 5년물, 10년물, 20년물, 30년물, 50년물, 물가연동국채를 모두 합친 수치로, 국고채 발행·교환·바이백(조기상환) 등에 따라 매월 변동이 있어 2020년 11월 말 기준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만기 도래 국고채 물량은 61조2405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며, 2023년에는 67조7614억 원으로 그보다 더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국고채 발행 물량 증가에 따른 시장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고채 2년물을 새로 발행할 계획이다. 올해 전체 국고채 발행 계획 물량(176조4000억 원)의 8∼9% 수준인 15조 원 안팎의 2년물 발행을 계획하고 있어 2년 뒤인 2023년 만기가 도래하는 국고채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과 내후년 만기 도래 물량이 늘어난 것은 최근 수년간,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해 확장 재정으로 국고채 발행이 늘었기 때문이다.

2017년 100조8000억 원이었던 국고채 발행 물량은 2018년 97조4000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가 2019년 101조7000억 원으로 다시 늘었다. 이후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중점을 둔 2020년에는 174조5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위기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국고채 발행을 늘린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국고채 만기 도래 물량이 많이 늘어나는 데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는 데다 만기 분산을 위해 '돌려막기'를 하거나 재정을 투입해 바이백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고채를 많이 찍다 보니 앞으로는 만기 도래 물량이 항상 역대 최고가 될 수 있다"며 "재정정책 수행을 위해 필요한 부분과 만기 도래 물량을 모두 고려해 발행량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발행 물량이 많아 시장이 어려워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고채 전문딜러(PD) 인수 역량을 키우고 시장 안정 수단을 마련하는 등 국채시장 역량 강화 대책을 시행해 시장 충격을 줄이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차환용 국채의 효율적인 발행을 위해 국채 총발행액이 아닌 순증액 한도에 대해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국가재정법을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 기재위는 2008년 유사 내용의 법안이 '국채를 모집하거나 예산 외 국가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하려면 정부가 미리 국회의 의결을 받아야 한다'는 헌법 58조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어 처리되지 못한 점 등을 지적하며 처리를 미룬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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