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변호사회 소속 A변호사
협회 소식지에 기고한 글 논란

사진=부산지방변호사회 소식지
부산지방변호사회 소속 A변호사가 협회 소식지에 기고한 ‘내 생애 최고의 골프’라는 제목의 칼럼. 해외 원정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내용이 담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부산지방변호사회 소식지

현직 변호사가 골프를 주제로 칼럼을 쓰며 해외 원정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내용을 담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지방변호사회 소속 A변호사는 협회 소식지 12월호에 ‘내 생애 최고의 골프’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변호사 4인을 인터뷰한 글을 실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B변호사 인터뷰 중 비중있게 언급된 “동남아 원정”이다. 이 부분을 두고 속칭 ‘황제골프’를 떠오르게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황제골프란, 흔히 불법 성매매를 포함한 골프 여행을 가리킨다.

A변호사는 칼럼에서 B변호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 골프로 “동창 녀석들과 같이 갔던 동남아 원정”을 꼽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처음 해외원정을 간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 “그림 같은 골프장에서 그야말로 황제처럼 즐겼다” 등의 B변호사의 감상을 전한다.

A변호사는 이어 “가서 골프만 치셨나요?”라는 질문에 B변호사가 “치명적인 치부가 들통 난 사람처럼 당혹을 금치 못했다”면서 B변호사의 반응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온 몸이 파르르 떨렸고, 동공은 심하게 흔들렸다. ‘흠.. 그게... 제가 지금 재판 시간이 다 되어서...’ 아무 기록도 넣지 않은 빈 가방을 들고 서둘러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동남아의 어느 에메랄드빛 바다를 떠올렸다. 대체 어떤 곳인지 나도 한 번 가보고 싶군.”

칼럼은 B변호사의 배우자인 C변호사를 만난 이야기도 소개하며 ‘황제골프’를 연상시키는 묘사를 이어나간다.

A변호사는 칼럼에서 “그녀(C변호사)는 골프 이야기를 꺼내자 수줍은 듯 얼굴을 붉혔다. ‘생애 최고의 골프요? (…) 그냥 가끔씩 주말에 남편이랑 같이 나가는 라운드가 제일 행복해요. 같이 필드를 돌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서로의 샷도 점검해주고. 아참~ 이번 주말에도 남편과 골프 약속이 있네요. 생각만 해도 벌써 설레는 걸요. 아마 남편도 저와 같은 생각일 거예요. 호호호’”라고 썼다.

A변호사는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B변호사님은 친구들과 같이 갔던 동남아 원정이… 라고 말하려다 도로 삼켰다. 한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두 분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심정으로 인터뷰를 가까스로 마쳤다”라고 덧붙였다.

B변호사의 배우자인 C변호사가 남편과의 골프가 즐겁다고 말하는 모습을 자세히 소개해 이 여성을 희화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지방변호사회 소속 일부 변호사들은 해당 칼럼이 해외 원정 성매매를 소재로 삼고, 여성 등장인물을 희화화하는 연출을 했다는 점을 비판하며 협회 측에 항의한 상태다. 지역신문에서도 해당 칼럼 문제를 보도했으나 부산지방변호사회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부산지방변호사회 사무국은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칼럼에 대한 입장 표명 등은) 집행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아직 별다른 전달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칼럼이 담긴 소식지는 협회 홈페이지에서 여전히 볼 수 있다. 

칼럼을 접한 한 여성 변호사는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가 해외 원정 성매매를 소재로 협회지에 기고하고 호기롭게 해외 원정 성매매를 거론하며 여성인 등장인물을 희화화하는 연출까지 했다"며 "해당 변호사에게 변호사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가 있기는 한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협회 소식지를 발행하는 부산지방변호사회가 문제 있는 칼럼을 걸렀어야 했지만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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