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합동회의 중 트럼프 지지 시위대 난입
트럼프, 트위터·페이스북에 폭력시위 옹호글 올려 차단돼
폭력 사태 약 4시간만에 진정
바이든 대선 승리 인증절차 재개

6일(현지시간) 미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원 앞 복도를 점거하고 있다. ⓒAP·여성신문
6일(현지시간) 미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원 앞 복도를 점거하고 있다. ⓒAP/뉴시스·여성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6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회의사당을 습격하는 등 폭력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자, 해당 업체들은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과 메시지 차단 등 긴급 조치에 착수했다. 일부 내용은 삭제됐으며 다른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는 것도 막혔다.

이날 수천 명의 시위대는 오후 1시경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 개최를 막기 위해 의사당으로 몰려들어 경찰 저지선을 뚫었다. 이에 따라 긴급휴회가 선언되며 의원들은 대피했고, 건물이 폐쇄됐으나 시위대 일부는 의사당 내부에 난입했다. 이 사태로 인해 한 여성이 시위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과 주 방위군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난입한 지 약 4시간 만인 오후 5시 40분경 의사당 안전을 확보했다. 의사당이 자국 시위대에 점거당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트럼프는 폭력 시위 도중 “이 일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불공평하게 대우받은 위대한 애국자들을 너무나 무례하고 사악하게 대우했을 때 발생하는 것”이라는 트윗을 남겼다.
트럼프는 폭력 시위 도중 “이 일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불공평하게 대우받은 위대한 애국자들을 너무나 무례하고 사악하게 대우했을 때 발생하는 것”이라는 트윗을 남겼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는 폭력 시위를 지켜보던 중 트위터를 통해 “이 일들과 사건들은 선거에서의 성스러운 압도적 승리가 너무나 오랫동안 불공평하게 대우받은 위대한 애국자들을 너무나 무례하고 사악하게 대우했을 때 발생하는 일들이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이어 “사랑과 평화 속에 집으로 가십시오.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십시오!”라고 썼다.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공유하거나 ‘좋아요’를 표시하는 등의 활동을 중지시켰다. 트위터는 “폭력을 가하겠다는 위협, 폭력에 대한 선동은 트위터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며 우리는 이에 따라 우리 규정을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에 최초로 12시간 사용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페이스북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보낸 동영상 메시지를 삭제했다. 동영상은 의회 폭력 사태 발생 약 2시간 만에 게시된 것으로 “집에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법과 질서를 갖추고 평화를 지녀야 한다”며 시위대에 해산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선거를 도둑맞았다”면서 대선 불복 주장을 계속해 삭제당한 것으로 보인다. 가이로엔 부사장은 “지금은 ‘긴급 상황’이고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영상 삭제를 포함해 적절한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6일 저녁(현지 시간) 이 사태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며 “합법적 선거 결과에 대해 근거 없는 거짓말을 계속한 현직 대통령이 선동한 오늘의 국회의사당 폭력을 역사는 정당하게 기억할 것이다”라며 “우리나라의 큰 불명예와 수치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발표한 성명문이 트위터에 게재됐다. ⓒ트위터 캡처

한편, 트럼프 지지 시위대의 연방의사당 난입 사태로 중단됐던 상·하원 합동회의는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7일 오전 10시)에 속개됐다. 

CNN 방송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의회 지도부가 의사당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인증 절차를 위한 합동회의를 오늘 밤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회의를 재개하며 “미국 의사당 역사상 어두운 날이었다”며 “오늘 우리 의사당을 혼란에 빠뜨린 이들에게, 당신들은 이기지 못했다. 폭력은 결코 이길 수 없다. 자유가 승리한다. 그리고 이곳은 여전히 국민의 공간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