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운의 문예사색] 문화권력의 시대, K아트에 주목하라
[최고운의 문예사색] 문화권력의 시대, K아트에 주목하라
  • 최고운 큐레이터
  • 승인 2020.12.31 17:00
  • 수정 2021-01-13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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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시장 GDP의 0.02% 그쳐
K팝 등 한류의 드높은 위상과 함께
2021년 한국 미술도 ‘만개’하기를

2020년, 한 해를 돌이켜보면 코로나19 외에 이슈가 됐던 것은 단연 K-POP(K팝), 방탄소년단(BTS)이 아니었나 싶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피처링 곡 ‘세비지 러브(Savage Love)’,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세 번이나 이름을 올리며,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처음 세계적인 기록’을, '최다 시청자가 본 라이브 스트리밍 음악 콘서트'로 기네스 세계기록을 세웠다. 반면 미술은 작년의 ‘한국 미술품의 최고가 김환기’ 사례(153억원 낙찰)에 비해 큰 화제는 없었다. 사실 이조차도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한화 약 5000억 원)에 국내 최고가가 약 40배 차이 남을 알 수 있다.

뱅크시 작품과 최고운 큐레이터. © 최고운
뱅크시 작품과 최고운 큐레이터. © 최고운

전 세계 미술시장 규모는 약 64조원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국내 미술시장은 대략 4000억원대로 집계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국가들의 미술시장 평균 규모가 GDP의 0.1% 수준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GDP 규모의 0.02%에 불과하다. 경제 규모는 세계 11위권에 육박하면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이 100억원을 넘었다는 건, 한국의 미술품 거래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은 동시에 국내 미술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술시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600% 성장했다. 세계 미술시장은 100만 달러 이상의 유동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부유층의 분포 숫자만큼이나 작품 거래에 대한 제한이나 규제가 적고, 거래에 용이한 환경이 미술품 거래 시장 파워를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하다. 특히 런던은 러시아, 중국, 중동 컬렉터들의 주요 무대로,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거래되는 작가 군을 많이 갖고 있는 도시로 분류된다. 영국의 ‘뱅크시(Banksy)’는 YBA의 데미안 허스트, 마크 퀸 등에 의존하던 영국 시장에서 ‘스트리트 아티스트’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2009년 10월 3일 소더비 런던에서 1200만 달러(약 한화 134억원)에 낙찰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뱅크시의 그래피티는 진지함과 유머가 서로 상생하고, 어떤 메시지를 암시하는 어둡고 거친 사회적 이슈를 재치 있게 표현했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상상을 유도하고, 해석의 여지를 제시하는 현대인과 소통 가능한 형태로 작품의 의미를 전달한다. 뱅크시의 반문화적이고 극대화된 함축미는 미술시장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되었다. 거리의 미술 외에도 디즈니랜드를 차용한 ‘디즈멀랜드(Dismaland)’,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지역에 위치한 장벽 앞에 전망 최악의 호텔 ‘벽에 가로막힌 호텔(The Walled Off Hotel)’ 등의 파격적인 설치미술로, 관람객 15만명을 유치하며, 오히려 명소를 만들어버리는 뱅크시 효과까지 보여줬다.  

피카프로젝트 소장, 뱅크시 작품. 사진=피카프로젝트 제공
피카프로젝트 소장, 뱅크시 작품. 사진=피카프로젝트 제공

UN, IMF, 세계은행, OECD에서는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통계청에 의하면 한국은 인구 감소 비탈길에 들어섰고, 9년 뒤 인구 ‘자연 감소’ 국가가 된다. 인구가 줄면 생산과 소비가 감소하고 경제 규모가 축소한다. 이런 상황에서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19는 더욱 경제를 쪼그라들게 만들었다.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이제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만 한다. 문화를 토대로 한 창의력과 혁신적인 소프트파워가 국가적 과제인 셈이다.

영국 브랜드파이낸스는 ‘국가 브랜드 2020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세계 10위로 보고했다. K팝 덕분이다. 사실 K팝의 파워를 입증하는 자료는 매우 많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외문화홍보원이 발표한 대한민국 국가 이미지 조사를 보면, 한국에 대해 가장 많이 접하는 분야는 ‘현대 문화(36.2%)’로, ‘경제(18.1%)’, ‘안보(17.8%)’, ‘문화유산(10.7%)’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고, ‘전쟁을 이겨내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달성하고 K팝과 같은 매력적인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롤 모델 국가’(아세안 정상회담, 2019)라는 평도 있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대중예술이 국력에 이바지하는 힘은 막강해졌다. 대중예술로 인해 생기는 경제적 효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는 이제 K뷰티, K무비, K팝, K컬처, K푸드 등으로 번지며 세계적으로 현지화에 성공했다. 이제 K아트 시대가 올 것임을 직감하고, 세계를 주목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화예술은 내부 및 외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없으면 유지되기 어렵다. 미술인 외에도 국민들의 관심과 정책, 현장의 예술가의 폭발적인 융복합 시너지가 중요하다. 2021년 새해에는 국가 산업과 경제력 발전을 ‘꽃’ 피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원 및 성장 동력으로서 한류의 드높은 위상과 함께 한국 미술이 세계인들 가슴에 ‘만개(滿開)’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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