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미투로 체육계·법조계 변화 이끈 ‘조력자’
최초 #미투로 체육계·법조계 변화 이끈 ‘조력자’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01.02 10:16
  • 수정 2021-01-02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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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테니스코치
아동 성폭력 피해 이후 15년 만에
가해 코치 고소… 징역 10년형 이끌어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5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성평등 디딤돌 미투 특별상을 수상한 김은희 테니스 코치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테니스 코치. ⓒ여성신문 

 

김은희(30) 테니스코치는 성폭력 피해자의 ‘침묵’을 대신해 싸우는 ‘조력자’다. 2016년 체육계 성폭력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체육계 미투 1호’인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체육계 내 성폭력 문제를 세상에 드러내고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김 코치는 “아직도 수많은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해 침묵하고 있다”며 “제가 그분들을 대신해 피해자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초등학교 4학년이던 자신에게 성폭력을 가한 테니스부 코치를 15년 만인 2016년 고소했다. 1년6개월 동안 성폭력 피해를 입었지만 “말하면 보복하겠다”는 가해 코치의 협박에 아무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없었다. 성인이 된 김 코치는 2010년 ‘조두순 사건’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그제야 자신도 아동 성폭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미 10년이 지난 사건이라 수사가 어렵다”는 말에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한 테니스 대회에서 어린 아이들을 지도하는 가해자를 맞닥뜨리면서 신고를 결심했다. “나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면 안된다”는 생각에서다.

김 코치는 2016년 가해자를 강간치상 혐의로 고소하고 법적 투쟁에 나섰다. 2년 간 힘든 형사재판을 홀로 진행한 결과, 가해자는 2018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5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성평등 디딤돌 미투 특별상을 수상한 김은희 테니스 코치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테니스 코치 ⓒ여성신문 

 

김씨는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해, 1·2심에서 위자료 1억원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그동안 아동 성폭력 피해자 등은 통상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정신적 피해 등을 호소한다. 그러나 법원은 사건 발생일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계산해 후유증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코치는 승소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가 손해배상 청구 시한인 10년이 지났더라도 정신적 피해를 비롯한 후유증에 대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상징적인 판결을 이끌어냈다.

김 코치의 용기 있는 행동과 홀로 일궈낸 판결은 이후 체육계 미투 선언과 소송으로 이어졌다. 자신의 법정 투쟁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피해자들을 지지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하는 조력자로도 활동한다. 그는 1심에서 가해자에게 징역 10년형 판결이 나온 직후 블로그를 열고 자신이 경험하고 정리한 성범죄 재판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언론에 보도된 답답한 사연에는 피해자를 수소문해 직접 연락도 했다.

김은희 코치는 가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폐쇄적인 쳬육계의 구조적 변화와 피해자 구제를 위한 활동을 지금도 지속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테니스 지도자로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피해자 김은희'로서 자신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한 힘 닿는데 까지 힘이 돼주고 싶다고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디든, 언제든 달려가서 힘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이 피해자인 제게는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이렇게 힘이 되어 드리고자 힘든 재판의 과정을 2년 동안 버티고 견뎌왔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힘이 없고 용기가 없는 피해자와 약자들을 위해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일은 멈추지 않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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