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19로 휘청거린 극장가에서도 여성감독의 영화들, ‘여성’을 키워드로 한 영화들이 입소문을 타고 약진했다.
올해 코로나19로 휘청거린 극장가에서도 여성감독의 영화들, ‘여성’을 키워드로 한 영화들이 입소문을 타고 약진했다.

올해도 ‘여성영화’, ‘여캐(여성 캐릭터)’가 대중문화 콘텐츠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극장가에서도 ‘여성’을 키워드로 한 영화들이 약진했다.

먼저 여성 감독의 영화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2월 개봉한 라미란 주연의 정치 코미디 ‘정직한 후보’(장유정 감독)는 153만 관객을 동원해 올해 한국영화 흥행 10위에 올랐다. 3월 개봉한 강말금 주연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 11월 개봉한 김혜수‧이정은 주연의 ‘내가 죽던 날’(박지완 감독) 등도 주목받았다. 소녀의 눈으로 본 가족 3대의 이야기를 그린 ‘남매의 여름밤’(윤단비 감독·8월 개봉)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감독조합상 등 4관왕, ‘2020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여성 노인 대상 성범죄를 그린 임선애 감독의 데뷔작 ‘69세(8월 개봉)’가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감독상을, 이태원 기지촌 여성들을 비춘 강유가람 감독의 다큐멘터리 ‘이태원’(2019년 12월 개봉)이 다큐상을 받았다.

조혜영 영상예술학박사는 지난 16일 열린 ‘2020 여성영화인축제’ 토크에서 “올해는 중년 이상 여성을 다룬 ‘욕창’ ‘찬실이는 복도 많지’ ‘프랑스 여자’ ‘내가 죽던 날’ 등 관심사와 연령대의 스펙트럼이 확 넓어지며 깊이도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남성 감독 영화지만 여성 서사가 뚜렷한 영화들도 흥행했다. 10월 개봉한 고아성‧박해수‧이솜 주연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종필 감독)은 약 156만 관객을 동원했다. 여성 사원들이 대기업 비리에 맞서는 내용이다. 박신혜·전종서 주연 스릴러 ‘콜’(이충현 감독)은 극장 대신 넷플릭스행을 택했고, 11월 공개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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