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국제표준화 이끄는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AI 국제표준회의서 서비스 생태계 표준화’ 특별작업반장 맡아
“AI 잘 활용하려면 방대한 데이터·AI 서비스 생태계 환경 중요”

조영임 가천대학교 교수 ⓒ여성신문
조영임 가천대학교 교수 지난 12월 1일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열린 제2회 W-AI(와이)포럼에서 좌장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여성신문

한국 연구자들이 인공지능(AI) 국제표준화를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가 AI 국제표준회의에 제안한 특별작업반이 만들어져 한국 여성 전문가가 작업반장을 맡았다. 이들은 국제 전문가들과 협력해 내년까지 새로운 AI 관련 국제표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20~30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6차 인공지능 국제표준화회의(ISO/IEC JTC1/SC42)’엔 한국 대표로 산·학·연·관 전문가 33명이 참가했다. 이 중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AI 서비스 생태계 표준화를 위한 특별작업반(Ad-hoc group)’ 작업반장을 맡아 국제표준 작업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다른 IT 산업처럼, AI 산업도 데이터·소프트웨어·하드웨어 등 관련 분야 사업자들이 모여 만든 하나의 생태계로 볼 수 있다. 데이터·소프트웨어·하드웨어 모두 직접 관리·제작해 완제품을 내놓는 기업은 드물다. 외부 개발자·서비스 제공자와 손을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사업자들이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하느냐에 따라 AI 서비스 산업이 건강한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다.

한국 대표단은 이러한 문제 의식을 갖고 지난 1년간 ‘AI 데이터 특별작업반’ 운영을 주도했다. 앞으로는 ‘설명 가능한 AI 시스템 개발 지침’, ‘AI 데이터 프레임워크’ 관련 새 국제표준안을 논의·제안할 계획이다.

작업반은 미국·호주 등 전문가들과 논의해 표준안을 마련하고 다음 회의 때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AI 응용 산업 내 공급자, 소비자, 서비스 제공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역할과 요구사항을 정립해 향후 AI 서비스 활성화에 기여하는 게 목표다.

조 교수는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제대로 활용하려면 방대한 데이터와 풍부한 AI 서비스 생태계 환경을 갖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시스템적 관점에서 데이터 통합이 먼저 이뤄져야 하고, 아키텍처(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설계·구축하는 데 사용하는 패턴과 기술)와 애플리케이션 표준 작업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에서는 AI 학습 데이터를 대대적으로 구축하겠다며 대규모 투자 정책, AI 데이터 경제 활성화 정책 등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조 교수는 “부처별 기반 기술에 해당하는 AI 서비스 생태계 표준모델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AI 서비스 생태계가 갖춰지지 않으면 인공지능은 단순 예측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는 데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미국이나 중국의 약진을 두고 볼 게 아니다. 우리가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AI 연구 분야가 무엇인지 찾고 투자해야 한다. 기본적인 AI 논문이나 연구는 꾸준히 해야겠지만, 동시에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제적으로 찾아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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