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주짓수 기초교육을 하고 있는 이은미 관장. ⓒ위밋업스포츠
주짓수 기초교육을 하고 있는 이은미 관장. ⓒ위밋업스포츠

강렬한 격투기 스포츠인 주짓수를 즐기는 여성을 '주짓떼라'라고 한다.  '~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주짓수카'에 포르투갈어 접미사가 붙은 합성어다. 주짓수 하는 남성을 뜻하는 '주짓떼로'와 댓구를 이루는 말이다. 최근 여성들에게 주짓수가 생활 체육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짓수는 일본의 전통 무예인 유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격투기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파된 유러피언 주짓수와 브라질 전통 격투기인 발리 투도(vali tudo)와 결합한 브라질리언 주짓수로 분류된다. 유도보다 실전 격투 성향이 강해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는 것으로 승부를 결정한다. 유도복과 유사한 경기복을 입고 경기를 하며 화이트, 블루, 퍼플, 브라운, 블랙 벨트 순으로 승급을 한다.

JTBC 예능 프로그램 'SKY머슬'에서는 이희진 관장에게 주짓수 수업을 받은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화면 중 일부 캡처.
JTBC 예능 프로그램 'SKY머슬'에서는 이희진 관장에게 주짓수 수업을 받은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 화면 중 일부 캡처.

한국에서 여성 최초로 주짓수 블랙벨트를 거머쥔 인물은 이희진 관장이다. 이 관장은 합기도를 5년 정도 수련하다 2005년 주짓수를 시작해 2013년 블랙 벨트를 찼다. 2016년에는 초단으로 승단했다. 현재 그는 ‘퀸 오브 주짓수’ 체육관을 운영하며 한국 여성 주짓수계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선수가 아닌 일반인 여성들도 생활체육으로 주짓수를 선택하고 있다. 친언니를 따라 올해 처음 주짓수를 배운 김수희(25)씨는 “3개월 배우면서 주짓수의 매력을 많이 느꼈다”며 “처음에는 남성들과 대련도 하고 그래서 덜컥 겁도 났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체력도 증진되고 다이어트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2017년 9월부터 주짓수를 하고 있는 이수련(27)씨는 “원래 운동을 좋아해 또 다른 취미를 찾다가 학교에 주짓수 동아리가 있어 시작하게 됐다”며 “주짓수를 할 때는 온전히 내 자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매트 위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도 받는다”고 덧붙였다.

주짓수를 한 달 배워본 유수정(26)씨는 “여성들이 주짓수를 많이 배우는 추세라서 호기심에 한 달 정도 배워봤다”며 “운동에 소질이 없는 내가 이런 강한 스포츠를 즐기도 있다는 것 자체가 뿌듯했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중단했지만 차츰 수그러지면 다시 배워볼 계획”이라고 했다.

위밋업스포츠는 여성을 대상으로 전문여성강사진이 주짓수 기초 교육을 하고 있다. ⓒ위밋업스포츠

지난달까지 주짓수 원데이 클래스를 연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는 “주짓수 기초 교육 참가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80% 이상이 운동 경험이 없는 분들이라 힘들어 하긴 하지만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즐거워 한다”며 “특히 스파링을 할 때 살면서 누군가와 격렬하게 싸워 보는 경험이 드물기 때문에 생경해 한다”고 밝혔다.

주짓수 기초교육을 연 계기에 대해서는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여성들이 접근하기 쉬운 종목들이 있다”며 “그러나 주짓수는 비교적 어렵다. 관장 같은 경우도 대부분 남성 지도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짓수의 특징은 서로의 몸을 밀접하게 부딪치는 것인데 여성들이 이 부분을 힘들어 한다”며 “그래서 위밋업스포츠에서 여성 강사들에게 기초를 배우고 그 이후에 자신감을 얻어 동네 도장에서도 주짓수를 배울 수 있었으면 해서 열게 됐다”고 말했다.

위밋업스포츠는 은퇴여성선수와 여성들을 위한 통합 생활 스포츠 서비스다. 주짓수기초교육은 여성을 위한 주짓수 기초반으로 강사진이 모두 여성들로 꾸려져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수업 운영은 잠시 중단된 상태다.

신 대표는 “앞으로는 코로나19 상황을 따져보고 내년 1월에 다시 수업을 열 계획”이라며 “참가 문의가 많아 신년에는 원데이 클래스가 아닌 장기 클래스를 열어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주짓수를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참가자들이 취미생활로 대회까지 나가고, 나중에는 지도자로도 활동할 수 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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