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는 12월15일 10시30분 국가인권위 앞에서 성희롱 피해자를 도리어 징계해고한 파주시립예술단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기자회견 후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15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성희롱 피해자를 도리어 징계해고한 파주시립예술단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공공운송노조

파주시립예술단 내 성희롱 피해자가 “보호를 받기는커녕 가해자와 '쌍방가해'로 묶여 집단 해고됐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파주시립예술단 뮤지컬단에서 근무했던 여성 단원들과 공공운수노조는 15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는 성희롱 피해자를 해고한 파주시를 엄중 조사하고 피해자 보호조치, 징계해고 철회, 제3자에 의한 사건 재조사,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해달라”고 촉구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여성 단원 3명은 지난 7월 가해자인 남성 단원 3명으로부터 여성의 신체와 관련된 성적인 발언들로 성희롱을 당했다며 파주시에 감사를 요구했다. 그러자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3명은 자신들도 피해자들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며 보복성 진정을 넣었다.

파주시 성고충 심의위원회는 피해자와 가해자 양측을 모두 성희롱 가해자로 판단했고, 파주시는 이달 4일 이들 전원에게 징계 해고를 통보했다.

민소민 경기문화예술지부 사무국장은 “암묵적으로 관리자와 같은 위치에 있었던 가해 단원들은 다른 단원들을 하대하고 상습적인 성적농담으로 여성단원들에게 수치심을 유발해 왔다”면서 “이들의 의견이 인사평가에 반영되는 구조에서 피해자들은 항의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성희롱 피해 단원인 최 모 씨는 기자회견에서 “파주시는 피해 복구를 위한 노력은커녕 오히려 사건을 은폐·왜곡하는 등 심각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위계관계에 있고, 가해자들이 일상적인 갑질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증거는 차고 넘치는데 가해자들이 제시한 증거가 뭔지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 “파주시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를 같이 엮어 해고하는 무책임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다시 일터로 돌아가 성희롱도 갑질도 없는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 속에서 파주시민들을 위한 좋은 공연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서 “피해자들을 해고한 파주시에 대한 엄중한 조사 및 피해자 보호조치와 징계해고 철회, 제3자에 의한 사건 재조사,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하라”고 인권위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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