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뾰루지’부터 ‘직박구리 폴더’까지… 총리실 홍보물 논란
‘마스크 뾰루지’부터 ‘직박구리 폴더’까지… 총리실 홍보물 논란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0.12.15 13:36
  • 수정 2020-12-15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리실 제작 만화 여성 혐오 논란 일자 삭제
지난해 불법촬영물 근절 카드뉴스도 논란
국무총리실 SNS.
트위터 캡처.

국무총리실이 공개한 홍보물이 잇따라 ‘여성 혐오’ 논란을 일으키며 비판받고 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은 지난 14일 트위터 공식 계정에 ‘코로나로 힘드실 땐 총리한테 푸세요 -코로나 우울편-’이라는 제목의 3컷 만화를 게재했다. 만화는 눈물과 콧물을 쏟는 여성이 “코로나 너 때문에 밖에도 맘 놓고 못 나가고 마스크 때문에 피부는 뒤집어지고 어떻게 책임 질 거야!”라며 코로나바이러스 멱살을 잡고 화를 내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만화 주인공은 “코로나 때문에 화가 난다 화가 나 어디 풀 데 없나!”라며 외친다. 

다음 장면에는 노란 방역 점퍼를 입고 가슴에 한 손을 올린 정세균 총리 캐릭터가 나와 “모두 저에게 푸세요”라며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고 짜증나고 우울한 마음 저에게 시원하게 푸시고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한다.

여성들 어려움을 고작 ‘피부 트러블’로

만화가 공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만화가 여성 혐오적이며,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누리꾼 H***씨는 “국민의 경제적 절규는 어디다 빼놓고 ‘마스크 때문에 뒤집어진 피부’ ‘짜증은 저에게 푸세요’라는 글을 올리나”라며 “빨리 사퇴하라”고 썼다. G***씨는 “오늘 빈곤여성이 홀로 지체장애 아들을 돌보다 숨진 지 수개월 만에 발견됐다는 뉴스를 보았고, 총리실은 피부트러블로 눈물콧물 쏟는 여성 만화를 떡하니 내걸며 코로나로 짜증나는 마음을 자신한테 풀라는 트윗을 올렸다”며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여성 의제를 전면에 내세운 여성의당은 15일 성명을 내고 “문제는 코로나로 가장 먼저 실업 및 경제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젊은 여성들을 고작 ‘밖에 못 나가서’, ‘마스크 때문에 피부 트러블로 분노하는’ 수준으로 희화화 한 것”이라며 정 총리의 즉각적인 사죄를 요구했다. 이어 “여성들을 재난 상황에서 취약계층으로 내모는 사회구조를 보지 못하는 총리는 여성국민에게는 그 존재의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20대 여성의 자살률은 전년대비 25.5% 급증했다. 특히 여초 현상이 강한 서비스업종 등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올해 2월~4월 두 달간 서비스직 13만 3천 명, 판매직 4만 명, 단순 노무 3만 9천 명이 실직했다.

비판이 계속되자 총리실은 만화를 올린 지 7시간 만에 돌연 게시물을 삭제했다. 게시물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오빠 이 짐승”…불법촬영물 소비 가볍게 묘사하는 콘텐츠도 제작

지난해에도 총리실 홍보물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1월25일 국무총리실은 불법촬영물 소비를 가볍게 묘사하는 온라인 콘텐츠를 공개했다가 비판을 받고 게시물을 삭제했다.

국무총리실은 불법촬영물을 담아둔 폴더를 ‘누구나 한 번쯤 간직했던 비밀’이라고 표현했다. 불법촬영물을 소비하는 행위를 욕망이나 본능으로 묘사했다. 카드뉴스 속 여성은 연인관계인 남성의 컴퓨터에서 불법촬영물을 확인하고 “오빠 이 짐승”이라며 울먹였다. 심지어 만화 속 남성이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음을 인지하고 불법촬영물을 삭제하니 여성은 이러한 결정을 ‘멋있다’고 말한다.

당시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비판 성명을 통해 “여전히 이 사회와 국가 기관이 불법촬영물의 유통 및 소비를 하나의 유머코드로 삼고 있다”며 “불법촬영물 유통 및 소비를 근절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자발적인 행위를 남성에게 기대어 해결하는 듯한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리실 측은 “정부의 불법촬영물 근절 의지를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총리실 차원에서 제작한 콘텐츠”라며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들께서 불편해하실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으며 불법촬영 문제를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총리실은 28일 해당 콘텐츠를 삭제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