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은 단정하게 

 

“죽음은 삶의 숨은 이유이며 죽음을 피할 방법은 없다. 죽음은 삶의 의미와 가치의 토대이다.” 

유명 에세이스트이자 ‘워싱턴 포스트,’ ‘커커스 리뷰’ 등의 서평가, 볼티모어대학 교수인 매리언 위닉이 ‘부고 에세이’를 엮었다. 이 얇고 단정한 책 안에는 매리언 위닉의 가족을 비롯해 가까운 이웃과 친구, 반려동물, 유명인 등 이제는 세상을 떠난 60여 명의 초상이 깃들어 있다. 2019년 미국 출간 후 40년 역사의 타우슨 문학상을 수상하고 오프라닷컴 추천도서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됐다. 한 인물의 생에 관한 서술과 추모가 3페이지 내외의 간결한 분량으로 제시되며, 그 안에 위닉만의 통찰력과 다정한 시선이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죽음에 경의를 표하고 슬픔을 감각하면서도 삶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는 작가의 단단한 문장과 부드러운 유머에 매료될 것이다. 우리 곁의 죽음들을 기억하며, 곁의 사랑하는 이들을 돌아보는 마음으로 연말에 읽기 좋은 책. 

매리언 위닉/박성혜 옮김/구픽/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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