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4, 국회로 넘어간 ‘낙태죄’... 여성계 “전면 폐지만이 대안”
D-34, 국회로 넘어간 ‘낙태죄’... 여성계 “전면 폐지만이 대안”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0.11.27 17:10
  • 수정 2020-12-01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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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존치’ 형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여성단체 “역사의 후퇴” 비난...“전면 폐지해야”
임신중지 관련법 의결 5대 원칙 제시
12월 8일 법사위 공청회 열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낙태죄 전면 폐지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1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낙태죄 전면 폐지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한국 사회의 앞날을 결정할 ‘낙태죄 폐지’ 여부가 결국 국회로 넘어갔다. 10만 명이 ‘임신중지 전면 비범죄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나섰는데도, 정부는 ‘낙태죄 존치’ 형법 개정안을 밀어붙였고, 끝내 2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여성단체들은 “역사의 후퇴”, “여성의 존엄한 권리와 연결된 법안을 사회적 논의 없이 졸속 처리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제는 국회의 시간이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은 11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낙태죄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회가 남은 회기 동안 ‘여성 처벌’이 아닌 ‘여성 권리 보장’을 위해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27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에서 '낙태죄 전면 폐지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모낙폐 제공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27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에서 '낙태죄 전면 폐지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모낙폐 제공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여성폭력추방의날인 지난 25일 “여성폭력은 더욱 심각한 범죄”라며 “단호하게 대응하고 피해자를 빈틈없이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나영 모낙폐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 ‘낙태죄’는 여성폭력과 차별의 근원이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 낙태죄 처벌을 유지하겠다는 정부와 국회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또 “더이상 ‘낙태죄 폐지냐 아니냐’, ‘14주냐 24주냐’ 논의에 머무르고 싶지 않다. 어떤 법이 마련돼야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고 가장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 논의하길 바란다”며 향후 임신중지 관련 법안 의결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할 5대 원칙을 제시했다.

▲ ‘낙태죄’ 전면 폐지
▲ 임신중지를 권리로 명시
▲ 재생산건강과 의료접근권 등 권리 보장은 국가 책임임을 명시
▲ 성교육부터 임신·출산·임신중지 등에 대한 다양한 지원체계 마련
▲ 차별을 해소하고 접근성을 낮추는 법안

이러한 원칙을 고려해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형법·모자보건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지지한다”고 모낙폐는 밝혔다. 모두 ‘낙태죄 완전 폐지’와 ‘국가의 성·재생산건강권 보장’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임신중지에 관한 자기결정권’ 조항을 신설해 임신주수나 사유의 제한 없이 여성이 충분한 정보와 지원을 받아 스스로 임신중지 여부를 판단하고 결정할 권리를 제시한 것도 공통점이다. 또 국가가 책임지고 모든 국민에게 피임, 월경, 임신·출산, 임신중지 등에 대한 안전하고 정확한 보건의료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되나

12월 8일 법사위 공청회

입법 공백 속 여성들 고통·혼란 우려도

여성·시민단체들, 12월부터 단체행동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개정안을 처리해야 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12월 8일 임신중지 관련 각 분야 전문가를 모아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정기국회는 공청회 다음날인 12월 9일 종료된다. 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지만 빠른 시간 내에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개정 시한인 연말이 지나면 ‘낙태죄’는 자동으로 폐지된다. 하지만 ‘입법 공백’ 상태에서 ‘낙태죄’가 폐지된다면 임신중지를 원하는 여성들은 더 큰 혼란과 고통에 직면할 수 있다. 국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헌재 판단 후 1년 이상 시간이 있었는데도 정부와 국회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대체입법을 마련할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모낙폐는 오는 12월 1일부터 한 달간 낙태죄 완전 폐지와 대안입법을 촉구하는 국회 앞 1인시위를 할 예정이다. 이후 국회일정에 따른 의원 압박 캠페인과 대중행동도 기획 중이다.

한편 경찰은 지난 10월 8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 모낙폐 ‘낙태죄 폐지’ 기자회견 참여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서도 참가자의 발언 도중 경찰이 ‘불법 시위’ 경고 방송을 하며 채증해 사법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 나영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청와대 앞 시위도, 이날 국회 앞 시위도 방역 수칙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준수해 진행했는데 출석요구서가 날아왔다”며 경찰의 대응 방식이 무리하다고 지적했다. 모낙폐는 오는 12월 2일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종로경찰서 앞에서 열 예정이다.

관련기사▶ “문재인 정부, ‘낙태죄 폐지’ 여성들 요구에 귀 닫고 눈 감았다” www.womennews.co.kr/news/20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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