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2020 최고의 책 10권 들어

올해 등단 20년을 맞은 하성란 작가는 인터뷰 중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 이야기를 했다. 집단농장 키부츠에서 노동의 일환으로 글을 쓴 오즈처럼 자신도 노동자로서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하성란 작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하성란 소설집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의 영어 번역판인 『Bluebeard's First Wife』(재닛 홍 옮김, 미 오픈레터북스 펴냄)이 미국 출판 전문지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뽑은 2020년 최고의 책 10권(2020 Best Books TOP 10)에 선정됐다.

하성란 작가의 세 번째 단편집으로 2002년 국내 발간된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는 11편으로 구성됐다. 기회주의적인 결혼 생활의 비밀과 침묵을 긴장감 있게 탐구한 표제작, 1999년 씨랜드 화재 참사를 소재로 한 ‘별 모양의 얼룩’, 경관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파리’ 등이다. 영어 번역본은 대산문화재단의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을 받아 출간됐다. 번역을 맡은 재닛 홍은 지난 20년간 한국문학을 번역하며 하성란, 강영숙, 한유주, 권여선 등의 작품을 영어권 독자들에게 소개해 왔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Bluebeard's First Wife』 리뷰에서 “짓궂고 당당한 페미니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포착한다. 돋보이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여 벗어날 수 없는 악몽을 만들어낸다”고 소개했다.

하성란 소설집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의 영어 번역판인 『Bluebeard's First Wife』(재닛 홍 옮김, 미 오픈레터북스 펴냄)
하성란 소설집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의 영어 번역판인 『Bluebeard's First Wife』(재닛 홍 옮김, 미 오픈레터북스 펴냄)

하성란 작가는 동인문학상(1999)을 시작으로 한국일보문학상(2000), 이수문학상(2004), 오영수문학상(2008), 황순원 문학상(2013) 등을 받았다. 그는 2015년 등단 20주년을 맞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설을 한창 쓸 땐 인물들이 와서 속삭인다. 낯선 목소리들이 이야기를 건넨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아야 좋은 글을 쓴다”고 말했다. 또 “폭력의 역사는 남성성을 중심에 놓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은 마음속 욕망이 아니라 여성성이다. 늦둥이 아들을 키우면서 실전을 통해 이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기사▶“소설의 울림이 세상의 한복판에 가 닿기를 꿈꿔요” www.womennews.co.kr/news/84284)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영향력 있는 출판전문지로 매년 소설, 시, 장르문학, 그림책 등 부문별로 ‘최고의 책 20권(Best Books 20)’을 선정, 이를 종합해 ‘최고의 책 10권(Best Books TOP 10)’을 발표한다. 2016년엔 한강 소설 『채식주의자』를 그해 최고의 책 10권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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