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에 여성자유조직 발족

“우리는 사담 통치하에서 운전할 수 있었고 거리를 새벽 2시까지도 걸을 수 있었다. 부시가 여성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이것이 해방인가?” 최근 뉴욕타임즈에 실린 한 이라크 여성의 인터뷰 내용이다.

미군 점령 이후 이라크에서는 정치적 공백상태를 이용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여성들을 대학교육과 일터에서 내몰고 히잡(Hijab)을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의 부재'는 여성의 목소리를 재건과정에 반영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영국에 위치한 이라크여성권리연합(IWRC)이 최근 발간한 신문 Equal Rights Now!의 호우잔 마모우드(Houzan Mahmoud) 편집장은 논설에서 “이라크 여성들은 매일 '해방' 전쟁이 가져다준 무질서의 상황에서 강간당해왔다”며 “여성들은 '어둠의 시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라크 여성인권활동가 야나르 모하메드, 나섹 아메드, 나디아 마모드는 바그다드에서 여성자유조직(Organization of Women's Freedom)을 최근 발족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공동창립자 야나르 모하메드는 6년간의 캐나다 망명에서 돌아와 지난달 폭력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미 군정 최고행정관 폴 브레머(Paul Bremer)에게 안전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평화와자유를위한여성국제연맹(WILPF)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 편지에서 모하메드는 이라크에 폴 브레머 행정관의 군대가 주둔한 4개월 동안 여성에 대한 전례 없는 폭력이 발생해 “결과적으로 '여성 없는 지대'가 형성되었다”며 주요 거리와 지역 센터 수비병을 요청하고 안전에 대한 책임을 요구했다.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모하메드는 “몇 주가 지났음에도 폴 브레머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며 “우리는 종교와 정부의 분리, 평등에 기반한 민법의 발전에 대해 논의하고 싶지만, 토론을 위해 여성들이 집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여성운동단체 FMF(Feminist Majority Foundation)에 따르면 이라크 과도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은 공공사업부(Minister for Public Works) 각료인 니스린 베르와리(Nisreen Berwari) 단 한 명뿐이다. Equal Right New!에서 소개된 여성자유조직 창립의 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우리의 목적은 조건 없는 여성의 자유와 이라크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완전한 평등이다.”

민최지원 객원기자mjw1128@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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