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영 소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안호영 소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올해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절반가량이 최근 3년 연속 여성 고용 기준율에 미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느 부처보다 남녀고용 평등에 앞장서야 할 고용부가 정작 관련 기준을 지키지 못했단 비판이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노사발전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 산하기관 11곳 중 5곳이 3년 연속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ffirmative Action·AA) 여성 고용 기준율에 도달하지 못했다.

해당 기관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학교법인 한국폴리텍대학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등이다.

AA는 남녀고용평등법에 근거해 여성 근로자를 현저히 적게 고용했거나 여성 관리자 비율이 낮은 사업장에 대해 여성 고용 기준율을 충족하도록 촉진하는 제도다.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여성 근로자나 관리자 비율이 같은 업종 평균의 70%에 미달하게 되면 제도 개선을 위한 시행계획서와 이행실적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3년 연속 기준율에 미달한 사업장은 관보 게재 또는 고용부 홈페이지에 6개월간 관련 사실이 알려진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여성 근로자 비율은 37.38%, 여성 관리자 비율은 19.76%로 제도가 시행된 2006년 각각 30.77%, 10.22%와 비교했을 때 6.61%, 9.54% 증가해 남녀고용 격차를 줄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AA 운영 정책을 수립한 고용부 산하기관의 남녀고용 평등은 아직 멀어 보인다고 안 의원은 짚었다.

그 중에서도 산업안전공단, 산업인력공단, 장애인고용공단, 한국폴리텍, 한국기술대는 2018년부터 3년 연속 여성 관리자 고용 기준율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만 해도 △산업안전공단 4.53%(기준율 5.36%) △산업인력공단 10.82%(기준율 18.14%) △장애인고용공단 22.82%(기준율 24.77%) △한국폴리텍 8.62%(기준율 18.14%) △한국기술대 13.58%(기준율 25.25%) 등이었다.

특히 한국기술대는 여성 관리자 기준율뿐만 아니라 여성 근로자 기준율마저 3년 연속 미달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기준율 대비 여성 관리자 비율이 각각 14.88%, 10.91%, 10.62% 미달한 것으로 나타나 11개 산히기관 중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여성 근로자 비율에서도 유일하게 3년 연속 달성하지 못했다.

안 의원은 “남녀고용 평등은 양성 평등을 위한 첫 단추임에도 고용부 산하기관 중 절반에 가까운 기관들이 여성고용 기준이 미달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용부는 시행 및 이행 계획서를 제출하는 후속 조치보다 페널티 부과와 같은 실효성 있는 조치로 여성 고용률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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