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기자회견서 밝혀
의료진 진료거부권도 주장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이용훈(가운데) 신임 의장, 조규만(오른쪽) 부의장, 유흥식 서기가 16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신임 의장단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이용훈(가운데) 신임 의장, 조규만(오른쪽) 부의장, 유흥식 서기가 16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신임 의장단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신임 의장에 이용훈(69) 수원교구장 주교가 선출됐다.

주교회의는 16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용훈 의장 주교와 함께 부의장 조규만(65) 원주교구장 주교, 서기 유흥식(68) 대전교구장 주교 등 신임 의장단이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임기는 3년이다.

이용훈 의장 주교는 이 자리에서 형법상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 생명경시 풍조가 있다.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생명을 지키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낙태법 폐지에 단호히 반대하고, 반대 운동을 계속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임신 14주까지만 낙태를 허용하고, 임신 15~24주에도 이유가 있으면 가능하게 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정부는 지난 7일 ‘임신 14주’까지만 낙태를 허용하고 처벌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정부안은 낙태를 ‘범죄’로 규정한 형법 조항은 그대로 유지해 “사실상의 낙태죄 유지”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이 주교는 아예 낙태죄 폐지 자체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 주교는 의사가 개인적 신념에 따라 낙태 시술을 거부할 수 있는 ‘진료거부권’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개인 의사나 간호사, 병원이 낙태시술을 요청받았을 때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관련 청원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와있다”도 알렸다.

이 주교는 현재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새 의장단은 위원회를 중심으로 생명 수호와 낙태 반대 운동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주교회의 입장과는 달리 상당수 천주교 신도들은 낙태죄 전면 폐지를 적극 지지 의사를 밝혔다. 

천주교 신도 1015명은 14일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을 통해 "천주교가 주장하는 ‘생명권’ 안에 여성의 삶도 존재할뿐더러, 특정 종교의 주장이 법을 통해 다른 이들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낙태죄 전면 폐지 찬성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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