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투스

현대 영문학의 대표작가 이언 매큐언이 2012년 발표한 열두번째 장편소설 ‘스위트 투스’는 1970년대 초 비밀 작전에 투입된 젊은 여성 MI5 요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냉전 시대 복잡미묘했던 ‘문화 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스파이 서사의 서스펜스에 작전 대상과 첩보원의 위태로운 로맨스를 더했다. 궁극적으로 문학 창작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는 메타픽션의 경지로 나아간다.

이언 매큐언/문학동네/1만 6800원

여성을 비추는 열 개의 거울

오랫동안 책읽기와 글쓰기를 삶의 한 축으로 삼고 있는 여성들의 독서클럽 ‘광화문 소설클럽’이 쓴 서평을 모았다. 이 책은 ‘가부장제 속 여성들’이라는 주제로 한 시즌동안 읽었던 여성이 주인공인 명작을 여성의 눈으로 다시 읽어본 결과물이다. 고전은 여성이 여성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척박하고 굴욕적이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아직도 실현하기 어려운 여성 캐릭터를 통해 여성의 미래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 책이 과거와 미래의 여성을 동시에 비추는 거울로 작동하기를 바란다고 저자들은 밝혔다.

광화문 소설클럽/책봇edisco/1만 원

당당한 육아

‘야후! 육아(YaHOO! Parenting)’의 초대 편집장이자 소셜미디어에서 총 1억 7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한 #당당한육아를위하여 (#NoShameParenting) 운동의 창시자인 린제이 파워스가 저널리스트로서의 장점을 살려 육아 책으로서는 드물게 방대한 자료와 수많은 육아 관련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집대성한 후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항목들을 뽑은 육아서다. 아이에 관한 모든 선택과 결정이 두렵고 자신의 잘못으로 아이가 잘못될까봐 필요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죄책감을 느끼는 부모들에게 이 책은 그들이 선택한 육아법이 어떤 것이든 ‘당신은 결코 아이를 망가뜨리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게 해준다.

린제이 파워스/한문화/1만 5000원

내면의 방

이제 막 삶의 출발점에 선 젊은 여성에게 우울증이 찾아왔다. 저자 메리 크리건은 자신의 삶에 틈입한 질병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냉정한 호기심으로 우울증에 관한 글을 찾아 읽기 시작한다. 방대한 정신의학 논물을 비롯해 임상 연구서, 프로이트의 에세이, 릴케의 시 등 우울증과 자살, 죽음에 관한 것이라면 닥치는 대로 읽고 썼다. 이 책은 당사자의 시각으로 우울증, 죽음, 자살, 회복, 애도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 치유의 에세이이다. 저자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당혹스러운 시간을 버텨 냈다. 그녀는 살기 위해 글을 썼고, 글을 쓰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메리 크리건/북트리거/1만 6500원

나의 F코드 이야기

나의 F코드 이야기에는 편견으로 얼룩진 단어 F코드가 당당히 등장한다. F41.2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 F32 우울병 에피소드, F42 강박장애 등 평범한 직장인인 저자 이하늬의 F코드는 지난 4년 동안 계속 쌓여 갔다. 그리고 그의 삶은 아주 많이 달라졌다. 머뭇거리며 찾아간 정신과에서 처음 F코드를 받아 들었던 그는 ‘망했다’라는 생각과 함께 1년 정도면 자신의 우울증이 완전히 나을 거라는 기대를 품었다. 특별한 사건 없이 ‘어쩌다 덜컥’ 우울증에 걸린 거니까. 몇 개월 사이 급격히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완치에 대한 희망으로 꼬박꼬박 정신과 약을 먹고 열심히 심리치료를 했다. 운동도 하고 여행도 하고 우울증에 도움이 될 만한 책도 많이 읽었다. 그렇게 4년을 보냈지만 그는 여전히 우울증과 살아가고 있다. 처음 생각과 달리 우울증은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아하늬/푸른숲/1만 6000원

당신의 마음을 글로 쓰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글쓰기를 통해 혼자서 치유를 체험할 수 있는 자가치유서다. 대개의 심리서가 좋은 내용을 읽고 공감하면서 위로를 얻는데 그치지만, 이 책은 단순히 눈으로 읽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적용하면서 마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마치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매일 꾸준히 운동하듯 이 책 또한 일정한 간격을 정해 놓고 일주일에 한 번 또는 하루에 한 번 책을 펼쳐 들고 스스로 정한 진도대로 실천하다 보면 실제로 치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박정혜/odos/1만 7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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