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1』
김난도·전미영 등, 미래의창 펴냄
내년 트렌드 ‘COWBOY HERO’ 제시
동학개미부터 파이어족까지
경제관념 투철한 MZ세대 부상

ⓒ『트렌드 코리아 2021』 (김난도 외 8명, 미래의창 펴냄)<br>
ⓒ『트렌드 코리아 2021』 (김난도 외 8명, 미래의창 펴냄)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언택트(Untact·비대면)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집안에 콕 박혀 생활하는 ‘집콕’이 일상어로 자리 잡고 비대면은 누구에게나 익숙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더 어색해진 세상이다. 코로나가 일상이 되면서 비대면, 집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온라인 쇼핑 증가는 저변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매년 트렌드를 예측해 발표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와 그가 이끄는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내년 10대 트렌드가 담긴 『트렌드 코리아 2021』를 펴냈다.  

김난도 교수는 내년 10대 키워드를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로 요약했다. 저자는 “날뛰는 소를 길들이는 멋진 카우보이처럼, 시의적절한 전략으로 팬데믹의 위기를 헤쳐나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카우보이 히어로는 ▲Coming of ‘V-nomics(브이노믹스) ▲Omni-layered Homers(레이어드 홈) ▲We Are the Money-frendly Generation(자본주의 키즈) ▲Best We Pivot(거침없이 피보팅) ▲On This Rollercoaster Life(롤코라이프) ▲Your Daily Sporty Life(오늘 하루 운동) ▲Heading to the Resell Market(N차 신상) ▲Everyone Matters in the ’CX Universe’(CX 유니버스) ▲‘Real Me’ Searching for my Own Label(레이블링 게임) ▲Ontact, Untatct with a Human Touch 등을 조합해 만들었다.

책에서 첫 키워드인 ‘브이노믹스(V-nomics)’가 사실상 전체를 관통한다. 브이노믹스는 바이러스의 첫 영문자 브이에서 시작한 단어로 바이러스가 몰고 온, 바꾸게 되는 경제와 소비라는 의미다. 코로나를 염두해 기획한 키워드다.

김 교수는 브이노믹스를 따라 산업이 어떻게 회복하고 소비자 선호가 어떻게 바뀌는지 등을 고려해 산업별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기화할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는 전략으로 오히려 속도를 내야 한다고 한다. ‘거침없이 피보팅’ ‘롤코라이프’ 등 키워드를 내놓았다. 소비시장이 급격히 변할 때 비즈니스 모델의 기민한 변화는 조직의 생사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피보팅(Piviting)은 축을 옮긴다는 스포츠 용어지만 핵심역량, 하드웨어, 타깃 등 방향을 수정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최근 PC방 음식 배송이 핵심역량 피보팅의 대표적인 사례다. 축을 상시적으로 옮기면서, 장기간 공들여 마케팅을 하는 대신 우선 뭐라도 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저자는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먼저 실행하라(Done is better than perfect)”라고 조언한다.

김 교수는 소비 트렌드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빠르게 이동한다고 말한다. 더 재미있는 밈(meme)을 찾아 몰려다니는 대중들은 단기간 트렌드를 따라가며 오르락내리락하는 짜릿한 진폭의 재미를 즐긴다. 1일 1깡, 챌린지 유행 등 콘텐츠를 소비하고 빨리 열광하고 끝낸다. 철저한 기획을 한 메가 히트 상품보다 빠르게 냈다가 철수하는 것이 오히려 적절할 수 있다.

ⓒ트렌드 코리아2021

 

특히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있는 ‘MZ세대’를 주목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를 말한다. 김 교수는 ‘소비의 롤러코스터를 탄 자본주의 키즈’인 MZ세대는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새로운 소비 세대로 유행을 선도하고 비즈니스의 방향을 주도하며 브랜드의 흥망을 결정한다고 전망했다. 운동도 새로운 방식으로 즐긴다. 등산·골프 등 소위 ‘어르신 운동’이 이들 세대에서는 ‘#오하운’(오늘하루운동) 태그로 변형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중고마켓도 그냥 쓰던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라 취향 공유와 재테크까지 거래를 넘어선다. 소비자들은 중고 물건이 하나의 자산, 나아가 더 높은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투자로 재인식하며 구매의 새로운 동기로 삼는 ‘N차 신상’이 되는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1

 

저자는 “과거엔 중고가 아껴 쓰는 의미였는데 젊은층은 중고를 새것을 사는 것과 다름 없이 생각한다”라며 “먹고 남은 피자 2조각도 팔린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언택트 시대 집의 기능이 주거지에서 직장과 학교 등으로 확장된 ‘레이어드 홈’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레이어드 홈은 집이 공간과 기능이 여러 개로 분화해 포토샵의 레이어처럼 중첩된 현상이다. 삶의 근거지가 ‘레이어1’이라면 직장,학교 등 외부 활동은 ‘레이어2’가 되는 식이다. 나아가 집 근처에서 삶을 영위하는 ‘슬세권 경제’는 ‘레이어3’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집이 주택을 넘어 미래 소비산업 변화의 요람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했다.

저자는 무엇보다 ‘휴먼터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끼리 접촉하지 않는 ‘언택트(untact)’를 넘어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이뤄진다는 온택트(ontact)하는 소비가 많아지고 있으나 앞으로 사람의 온기가 더욱 그리워질 것이라고 저자는 관측했다. 휴먼터치는 조직관리와 경영의 많은 국면에서 최대한 사람의 숨결과 감성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그 무엇이다. 상품개발과 마케팅, 서비스, 영업, 고객관리 전반에서 인간적 요소가 더욱 중요해져 빅데이터와 로봇 등 편리함이 채워주지 않는 그 허전함을 사람이 채워줄 수 있다고도 저자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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